[건강 칼럼] 직장인 건강검진 시즌, 여성이라면 ‘자궁근종’도 확인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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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김철홍 교수

연말 건강검진 시즌이 돌아왔다. 필자는 직장인 건강검진이 집중되고 연말이 가까워지는 때가 되면 주변 지인들에게 건강 챙기기를 자주 당부한다. 직장인은 회사를 통해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여성이라면 산부인과 검진을 추가로 받는 것을 권한다. 평소 생리가 끝났는데도 출혈이 지속되거나 수시로 하혈 한 경험이 있다면 산부인과에서 정확하게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여성이 건강검진을 받을 때 꼭 확인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가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쉽게 말해 자궁의 평활근에 혹이 생기는 것인데, 이런 자궁근종을 가진 여성의 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의 수는 지난 5년 사이에 무려 1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자궁근종을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에게도 자궁근종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데이터를 봐도, 지난해 자궁근종 환자 중 40대가 47%, 50대가 26%이지만, 20-30대도 전체의 23%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젊은 자궁근종 환자들의 가파른 증가세다.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20-30대 자궁근종 환자 수는 5%인 3500명 가량 증가했다.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이외에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예방법도 따로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가장 좋은 대비법은 질환의 증상을 미리 파악하고,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 자궁근종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근종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월경과다와 같은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근종의 크기가 커지면서 방광을 누르면 빈뇨, 변비, 골반에 압박감이 생긴다. 자궁근종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평소 몸의 변화를 예민하게 살펴야 한다. 자궁근종의 증상으로 생각되는 변화가 느껴진다면 바로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자궁근종이 몸에서 발견됐다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수술적 치료법과 약물적 치료법으로 나누어진다. 수술법인 근종절제술(근종만 부분적으로 제거)과 자궁적출술(자궁 전체를 제거)은 증상의 원인이 되는 자궁근종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은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라면 꺼려지는 옵션이다. 수술 후 합병증의 가능성이나, 부분적으로 근종만 제거할 경우에는 재발 가능성도 종종 나타나곤 한다. 

약물 치료 요법에는 주사제와 경구용 제제(먹는 약) 이 있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주사제가 사용되는 경우가 잦았다. 또 근종의 크기를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폐경기 부작용인 안면 홍조, 골 손실이 동반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치료법은 먹는 약이다. 경구용 자궁근종 치료제는 근종의 크기를 감소시키면서 주사제보다 빠르게 출혈 및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주사제와 달리 에스트로겐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폐경기 부작용이나 골손실의 위험성이 낮으며,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줄어든 근종의 크기가 6개월까지 유지된다. 효과적인 측면이나 부작용을 볼 때 주사제나 수술보다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궁근종을 진단받았을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만한 치료법이다.

특히 경구용 약물 치료제는 최근까지는 자궁근종 환자의 수술 전 치료로만 처방했지만, 최근에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아 장기적으로 투약할 수 있게 됐다. 즉, 폐경 전까지 먹는 약 복용이 가능해 졌다. 자궁 근종 치료제를 복용하고 근종의 크기가 줄어들고 관련 증상도 완화가 된다면, 폐경 전까지 수술이나 주사제 등 다른 치료법을 시도하지 않고 자궁근종 관리가 가능해졌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정기적인 산부인과 방문 및 검진은 중요하다. 하지만 약을 복용해도 자궁근종 크기 및 관련 증상에 별다른 개선이 없다면 수술이나 다른 치료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

자궁은 여성에게 제 2의 심장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기관이다. 건강검진 시즌인 연말, 여성이라면 다른 건강검진도 중요하지만 자궁근종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무조건적으로 수술을 택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택하는 영리함을 발휘해야 한다.

생리 끝나도 하혈 나타나면 산부인과 검진 받아야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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