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함바왕' 유상봉의 옥중 협박 편지 ② “서운하게 대한 사람들 보호할 이유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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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공개②] 광역자치단체 고위 공직자 에게 보낸 편지

함바왕 유상봉씨의 '편지게이트'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구속 수감된 유씨가 고위 공직자들에게 "돈을 달라"는 내용으로 보낸 협박성 편지를 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단독입수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검찰에 폭로하겠다는 내용이다. 아래에 소개하는 편지 내용은 30여년 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한 광역자치단체의 고위 공직자에게 배달된 편지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공직자는 1년여 동안 30여 통이 넘는 협박성 편지에 시달려왔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20일) 밤 9시40분에 방영되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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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님께
2010년 11월 함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저에게 서운하게 했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만 진술했었고, ㅇㅇ , ㅇㅇ 지역에서 저를 도와준 분들에 대해 절대 이야기 하지 않았고, 특히 ㅇㅇ님에 대해 함구했습니다. 구속돼 있는 처지에서는 저도 살아야 하고...ㅇㅇ 들이 저에게 서운하게 대했기 때문에 제가 그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서 저의 서운함 때문에 여러 사람이 저와 같은 입장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만...사실 제가 ㅇㅇ님께서 걱정하실까 봐서 끝까지 모든 사실을 숨기려고 했습니다만 제가 더 이상 여기에 갇혀 있게 되면 다른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ㅇㅇ님께 제가 처해 있는 현실을 사실대로 말씀드린 것이 오니...
(2014년 8월 24일 편지에서 발췌)

ㅇㅇ님께
기다리면 도와준다는 희망으로 버티어 왔습니다. 이제는 아무런 희망이 없고 모든 게 절망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선 저를 좀 살려주십시오. 수도권 (함바) 현장 5곳만 (수주하도록) 도와주십시오.

 기다리고 있으면 도아주겠다고 해서 희망을 갖고 기다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꼭 제 목숨을 살려주세요. 만약 안 된다고 하면 더 이상 희망이 없으니 결단을 내리겠습니다.

ㅇㅇ님 댁에 양주 및 와인 8박스를 보내면서 남대문에서 1박스에 300만원 씩 2천400만원에 가져왔는데 대금결제를 못 했습니다. 처 김OO 농협계좌 001-12-15XXXX로 송금해주세요. 더 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2014년9월30일 편지에서 발췌)

ㅇㅇ님께
더 이상 시간이 없으니 편지를 받은 즉시 K건설사 문제를 좀 해결해주시고, 지난 번 편지 보냈던 내용에 대해서도 꼭 도와주세요.

저는 무엇 때문에 편지가 반환됐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만약 고의로 ㅇㅇ님이 제 편지를 받지 않기 위해 편지를 반환했다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이 두렵습니다. 잘 판단해보시고 꼭 도와주길 바랍니다. 정말로 그런 일이 있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 8월 21일 편지에서 발췌)

JTBC 탐사기획국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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