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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닥터 둠 루비니의 낙관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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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엘 루비니]

최근 유명한 경제분석가들이 미국과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전 대표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사모펀드계 대표주자인 칼라일 공동 창업자 겸 대표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등이 “2016~2017년에 미 경제나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글로벌 교역 규모가 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도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닥터 둠(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평소와 달리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경제전문 채널 CNBC에 출연해 “세계 경제가 후퇴(침체)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경착륙(위기)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루비니는 미국 경제도 침체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봤다. 그는 “중국이 경착륙하거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려야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며 “Fed가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 경제가 호황을 누릴 것 같지 않다. 루비니는 “올해 (각국 ) 3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했다.

루비니는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12월에 하든 내년 3월에 하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신흥국이 크게 타격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Fed가 최근에 ‘기준금리를 매우 완만하게’ 올리겠다고 했다”면서 “실제 Fed가 금리를 올리더라도 (Fed 이사 등의 금리 전망을 표현한) 점도표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예상한 내년 말 미 기준금리 수준은 1~1.25%였다. Fed 이사 등의 최근 예측치는 1.375%다.

루비니는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경고해 명성을 얻었다. 2013년엔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경착륙 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을 경고하는 등 대표적인 비관론자였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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