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석유밀매 하루 17억원 … 미 “돈줄 끊어라” 수송망 공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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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랑스 주도의 연합군이 이틀째 이슬람국가(IS)를 향한 집중 폭격을 이어갔다. 미국은 IS의 자금줄인 시리아 동부 석유생산지를 공격했고, 프랑스는 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라카의 지휘본부와 전투원 훈련센터를 파괴했다. 돈줄을 죄는 동시에 IS의 심장을 노려 전투원 양성을 막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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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군사령부는 16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부 다이르 알자우르 석유 시설을 집중 공습해 석유 수송트럭 116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295대 IS 석유 수송트럭 가운데 3분의 1을 파괴했다”며 “이번 공습의 주요 목적은 IS의 석유 수송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습에는 터키 공군기지를 출격한 A-10선더볼트 공격기 4대와 AC-130 공격기 2대가 동원됐다.

시리아 최대 유전 알자우르 공격
IS 석유 수입 3분의 2 나오는 곳
A-10, AC-130 공격기 6대 출격
유전 트럭 295대 중 116대 파괴
프랑스도 라팔 등 동원 라카 공습

 미군이 석유 수송차량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군은 지난 9월부터 석유시설 집중 공습 작전인 ‘해일2(Tidal Wave II)’를 통해 IS의 석유시설을 폭격해왔지만 민간인이 운전하는 수송 차량 공습만은 피했다. 하지만 파리 테러가 발생한 13일 이후엔 주요 암거래 경로인 석유 수송 차량까지 폭격에 포함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연합군이 공습 한 시간 전 F-15 전투기 2대를 동원해 공습을 알리는 전단을 뿌렸다”며 “민간인 대피 시간을 줘 사상자는 없다”고 보도했다.

 이날 연합군이 공격한 다이르 알자우르 지역은 시리아에서 가장 큰 석유생산지로 IS는 지난해 7월 이곳을 점령했다. 미 국방부는 IS가 석유로 벌어들이는 자금의 3분의 2를 이 지역에서 얻는다고 밝혔다.

 연합군이 노리는 건 IS의 자금원이다. AP통신에 따르면 IS는 시리아에서 하루 3만 배럴, 이라크에서 1만~2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해 활동 자금원으로 삼아왔다. 생산된 석유는 1000여 대의 수송차량에 실려 터키·요르단·이란 등으로 밀수출되며 이를 통해 IS는 하루 150만 달러(약 17억원), 연간 4억8000만~6억 달러(약 5600억~7000억원)를 벌어들인다. IS의 석유는 배럴당 정상가(약 45달러)보다 훨씬 낮은 10~35달러에 거래되기에 미국 등 서방의 금융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연합군은 수주 내로 IS의 8개의 주요 석유시설을 폭격할 방침이다.

 한편 프랑스도 16일 라팔과 미라주2000 전투기 10대를 동원해 시리아 라카의 IS지휘본부와 훈련센터를 공습했다. 프랑스는 19일까지 샤를 드골 항공모함을 시리아 인근 해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해일(Tidal Wave)작전=제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3년 8월 연합군이 독일 나치의 자금원이자 연료공급 기지이던 루마니아의 플로에스티 유전을 공습한 작전. 당시 연합군은 53대의 비행기를 동원해 40%의 생산시설을 파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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