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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스토리] 기고 - 전통시장 활성화, 관광상품화에 답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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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통시장이 관광상품으로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전통시장의 고유한 특색들이 지역축제·문화콘텐트와 결합되면서 전통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2015 화순 도심 속 국화축제’는 10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축제 기간 동안 열린 화순전통시장·야시장·먹거리장 등 이른바 전통재래시장도 북적였다. 전북 고창에서 열린 미당문학제와 결합된 풍물시장, 민간주도형 자립형 가을축제로 마련된 사과나무이야기길·남부시장 가을축제, 제주 올레코스와 연계한 서귀포전통시장 등 전국에서 지역축제와 전통시장을 연계한 축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전통시장이 지역축제·문화콘텐트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전통시장이 상거래 중심지로서 역할하는 데 한정됐다면, 지금의 전통시장은 문화콘텐트와 지역적 특성을 살려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이런 경험들은 시장 매출 상승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전통시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청과 코레일이 공동 주관하는 ‘팔도장터 관광열차’가 좋은 사례이다. 팔도장터 관광열차는 전국의 유명 전통시장과 주변 문화관광명소를 즐길 수 있게 여행상품으로 개발됐다. 현재 무주반딧불장터, 울산야음·번개시장, 동해북평민속시장, 남원공설시장, 봉화춘양시장 등 전국 권역별 대표시장과 인근 관광코스를 연계해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정부와 지자체는 지난 몇 년 동안 대규모 예산을 들여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등을 지원해왔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등을 위해 1조1000억원이 투입됐다. 이를 통해 시장상인과 고객은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장 매출액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 매출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전국 16개 시·도 전통시장 1368 곳의 2013년 총매출액은 19조8247억원으로 2008년 22조2970억원과 비교할 때 2조4723억원 감소했다는 통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여전히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은 서민경제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설 현대화=매출 증대’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통시장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질적으로 향상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전문적 마케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전통시장 육성은 가장 현실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역의 맛·역사·전통 등 지역 특성 및 문화를 전통시장과 결합한 관광상품 개발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상품으로서 전통시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국가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조미혜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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