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기고 - 오래 두고 봐야 매력적인 발효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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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이 관심사인 가운데 발효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장수마을엔 발효식품이 있다. 우리에게도 발효식품은 친숙하다. 자연발효된 간장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된장은 항산화작용을 해 노화를 늦추며, 청국장은 항암과 혈전 용해 효과가 뛰어나다. 고추장은 효소를 분비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김치도 발효를 바탕으로 하는 식품이다.

 전통 발효식품이 시간이 빚은 맛이라면 오늘날에는 영양은 같되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개발되고 있다. 발효균 종류나 발효 조건에 따라 주류·식초·유제품, 콩 발효 식품, 채소 절임은 물론 식품가공에도 응용된다.

 농촌진흥청도 발효식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프리믹스 형태로 개발한 ‘간편 양조 재료 세트’는 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발효주를 만들 수 있다. 꿀·사과주스를 이용한 ‘허니와인’ 제조법을 개발, 집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콩·메밀을 이용한 ‘속성 장’ 제조법으로 염농도는 5% 낮추고 발효기간은 4주까지 단축했다. 발효식품은 원료의 부가가치 향상 효과도 크다. 쌀을 전통주로, 또 콩을 간장·된장으로 활용하면 부가가치를 10배가량 높일 수 있다. ‘농가형 현미 식초’ 개발에 따른 초산균 수입대체효과는 50억원, 농가소득은 1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발효식품 기술이전도 진행 중이다.

 우리 발효식품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다양한 발효미생물을 확보해 종균화·실용화하고, 원료 발효적성을 평가해 주종별 맞춤형 발효제를 개발하는 등 발효공정도 개선한다. 장류와 유효 발효 산물을 산업화하고 농산자원의 식품 소재화로 발효식품의 과학화·산업화도 추진한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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