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넘어야 할 벽은 ‘몸 사리는 손흥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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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3·토트넘)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상대를 만났다. ‘부상을 두려워하는 손흥민’이다.

월드컵 예선 미얀마전 2도움에도
부상 재발 걱정에 플레이 위축
“라오스전서 강한 모습 보일 것”

 손흥민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후반 18분 교체 출장해 27분간 뛰었다.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활약은 컸다. 후반 37분과 후반 41분, 장현수(24·광저우 푸리)와 남태희(24·레크위야)의 연속골을 어시스트하며 축구대표팀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지난 9월 26일 왼발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아 소속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축구대표팀의 10월 A매치 2연전에도 불참했다. 지난 6일 안더레흐트(벨기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해 토트넘의 결승골(2-1승)을 어시스트했지만 체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또한 미얀마전에서 손흥민을 후반 교체 카드로 활용해 체력 부담을 덜어줬다.

 손흥민은 부상 트라우마를 떨치지 못한 듯했다. 드리블 돌파를 자제하고 동료들과의 패스워크에 집중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부상 이야기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미얀마 선수들이 거칠게 나와 다칠까봐 조마조마했다”면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지만 부상이 재발할까봐 걱정된다. 턴 동작에서 (왼발에) 무게가 실리면 여전히 겁이 난다”고 했다.

 손흥민은 대표팀과 소속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지난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대표팀의 공격 구심점으로 성장했다. 올여름에는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2013년 함부르크(독일)에서 레버쿠젠으로 건너갈 무렵 1000만 유로(약 126억원)였던 이적료는 2년 만에 3배로 뛰었다. 수준급 경기력으로 몸값을 입증하려는 손흥민에게 부상은 가장 두려운 적이다.

 손흥민은 17일 라오스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 원정경기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미얀마를 상대로 2도움을 기록했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며 “부상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더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라오스전에는 선발로 뛸 수 있게 자신감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겠다. A매치를 통해 더욱 강해져서 소속팀에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A매치이기도 한 라오스전은 JTBC가 생중계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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