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교 밖 청소년 흡연율, 재학생의 9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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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재학생의 9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1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월간 금연정책포럼’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 흡연실태를 공개했다.

'담배 구매 용이, 금연 교육 부족' 학교 안 다니는 청소년 흡연율 84%…재학생의 9배 수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5월 전국 16개 시·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찾은 학교 밖 청소년 119명을 조사했더니 흡연율이 84%(100명)에 달했다. 9.2%인 재학생 흡연율(지난해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비해 흡연 문제가 심각했다. 학교 밖 청소년이 매일 담배를 피우는 비율(매일 흡연율)도 71.4%로 재학생(4.8%)보다 훨씬 높았다.

담배 입수 경로는 응답자 99명 가운데 79.8%(79명)가 편의점이나 가게 등에서 직접 산다고 답했다. 친구나 선배에게 얻어서 피운다(15.2%)는 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30일 사이 담배를 사려고 시도한 청소년 87명 중 92%가 구매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바꾸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셈이다.

이는 학교 내 재학생과 처한 상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재학생은 학교보건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건강관리교육을 통해 흡연예방·금연 교육을 받는다. 반면 학교 밖 청소년은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 해 상대적으로 흡연에 노출되기 쉽다.

조규필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학교밖청소년지원단장은 "학교 밖 청소년의 흡연율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선 청소년기의 연령 특성, 학교 밖 청소년들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어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아미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학교 밖 청소년의 흡연동기를 심층적으로 조사하여 흡연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금연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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