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배아 줄기 세포를 갖고 있는 생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이에 따라 생명공학 기술의 윤리성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시민.종교단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소장 박세필)는 수정 후 4일이 지난 생쥐의 배아에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이식시켜 태어난 쥐에서 인간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들 쥐는 지난 1월 태어났으며, 연구팀은 이 쥐들을 서로 교배시켜 얻은 2세대 생쥐에서도 인간 유전자 성분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인간 배아줄기세포(MB03)는 일명 '만능세포'로도 불리며, 2백10여개 이상의 장기로 발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원시세포다.
그동안 외국에서는 면역결핍 쥐에 인간 배아줄기 세포를 이식하거나, 인간 태아의 신경세포를 쥐의 뇌에 주입하는 등의 실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지닌 '유전자 혼종 쥐'가 태어났다는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사람 대신 쥐를 이용해 각종 임상시험을 할 수 있게 돼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반수반인(半獸半人)'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완벽한 생쥐 모양에 사람의 유전자가 일부 포함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종(異種) 간 배아줄기세포 이식 연구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화여대 법대 박은정 교수는 "연구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