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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착한암? 종류별로 생존율 달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유방암은 가슴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암덩어리를 남긴다. 여성의 상징인 가슴엔 흉터가 남고, 머리카락은 빠진다. 여생은 주위 시선을 의식하며 피폐해진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2012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무려 1만 6521명이 유방암으로 새로 진단받았다. 사실 한국은 미국·유럽과 함께 유방암 발생이 많은 국가 중 하나다. 인구 10만 명당 52.1명이 유방암으로 고통받는다.

흔히 유방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른다. 조기에 발견하면 95%이상 완치가 가능해서다. 사실 유방암은 조기 진단·치료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암을 극복한 이후에도 암 세포가 전이·재발할 수 있어서다. 어떤 암 치료법이든 암세포를 100% 없애지 못한다. 특히 유방암은 다른 암과 비교해 유병기간이 길고 암세포 성장속도가 느리다. 완치 판정을 받은 후 10년이 지나 재발·전이되는 경우도 많다.

요즘에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늘면서 유방암 재발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는 비교적 젊은 40~49세 유방암이 발병·진단받는다. 2013년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수명이 85.1세다. 유방암 치료성적이 좋아진만큼 유방암 극복자로 살아야 하는 기간도 그만큼 길다. 그만큼 암 재발·전이 가능성이 높다.

유방암은 처음 진단받을 때보다 재발·전이가 무섭다.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91.3%에 이른다. 하지만 일단 재발·전이되면 치명적이다. 특히 암 세포 성장이 빠른 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전이 위험이 높다. 조금만 소홀하면 암세포가 뼈·간·폐로 퍼진 상태로 발견된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암세포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성장인자 수용체가 유방암 중에서도 많다”며 “유방암 유형별로 치료방침이나 예후가 달라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유방암 환자의 20~25%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는 2만 6000~3만 25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방암 환자 5명 중 1명은 재발·전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발 환자의 70%는 암 수술 후 2~3년 이내 암세포가 뼈·간·폐 등 유방 주변조직으로 퍼진다. 이를 치료해도 또 재발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한다. 재발·전이 유방암 치료가 까다로운 이유다.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암이 폐나 간·뼈 등 주변 장기로 전이되면 10명 중 7명은 5년 이내 사망한다. 평균 생존기간도 1년6개월에서 최대 3년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이성 유방암은 항암치료를 반복할수록 약효가 떨어져 치료제 선택이 제한적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재발·전이암 환자를 위한 유방암치료제가 개발·소개되고 있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새로운 항암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암 치료에 효과적인 약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이를 활용해 치료받기 어렵다.

까다로운 건강보험 기준이 암 치료를 더 어렵게 하는 셈이다. 실제 새로운 항암제가 건강보험에 적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다른 치료제보다 2배 가량 길다. 건강보험 사각지대에서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재발·전이 위험과 치료비 부담이 심해 여성 암환자는 남성보다 가족이 해체되는 비율이 4배 가량 많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방암은 평생을 추적·관찰하면서 관리해야 한다. 현재진행형임 이들에게 최선의 치료기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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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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