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국에서 온 세 살 하마 신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몽이 사육사와 함께 방사장으로 나오고 있다.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지난달 16일 영국 콜체스터 동물원에서 서울동물원으로 '시집' 온 암컷 피그미하마 '나몽'(3)이 6일 오후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시에라리온·기니·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피그미하마는 야생에서 3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이다.

다 자랐을 때 몸길이는 1.5~1.8m, 몸무게는 180~250kg으로 일반 하마의 약 1/4 크기다. 서울동물원은 1983년부터 암수 1쌍을 사육하고 있었지만 2013년 암컷이 죽자 수컷 하몽(32)만 남게 됐고, 현재는 노령으로 실명까지 된 상태다. 이에 서울동물원은 국제 혈통등록 관리동물원인 스위스 바젤동물원과 접촉해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 피그미하마 종보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무상임대 방식으로 '나몽'을 도입하게 됐다. 나몽이 서울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는 데는 청년단체 ‘누리보듬’과 대학생동아리 ‘핫뜨’가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이 큰 힘이 됐다.

이들은 지난 5~6월 ‘외로운 피그미하마에게 가족을, 피그미하마 연애조작단 To get her’이라는 제목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고, 이를 알게 된 콜체스터 동물원이 나몽을 실어 나른 운송상자를 무상 지원했다. 이들이 모금한 432만1000원으로는 피그미하마 방사장 앞에 벤치를 설치했다. 노정래 서울동물원장은 "양 국가 간 처음으로 피그미하마를 반출·반입하게 된 사례라 양국 간 피그미하마 검역규정까지 새롭게 마련했다"며 "하몽과 나몽이 국가간 친선외교와 동물의 종 보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날 피그미하마 '나몽' 공개 행사에는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누리보듬·핫뜨 대표, 서울시 홍보대사 방송인 김나운씨 등도 참석했다.

박종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