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풍경] 한인 정비소 사장님의 고민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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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 뚜껑을 연다. 기름 냄새가 코끝을 적신다. 익숙한 냄새다. 묵은 오일를 빼 내고 새 오일을 채워넣는다. 워셔액, 타이어까지 살펴본다. 숙달된 솜씨다.

LA한인타운 버질과 클린턴 교차로의 자동차 정비소 존스 오토(John's Auto)의 존 김(60) 대표. 이 자리에서만 31년째다. 말 그대로 청춘을 다 바쳤다. 이제 슬슬 은퇴 생각 할 때도 됐다. 하지만 마음이 무겁다. 한인 젊은이들이 이쪽 일에 별로 관심들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1세들 참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험한 일 궂은 일 마다 않고, 한눈 팔지도 않고요. 그래서 이만큼들 삽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편한 일만 찾습니다."

이곳도 얼마 전까지 두 명의 종업원이 있었지만 한 사람이 그만 두는 바람에 몇 달째 일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김 대표. 앞으로 한인 정비소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걱정을 한다.

"미국 정비소 가 보세요. 볼트 하나 그냥 봐 주는 것 없습니다. 타이어 바람 한 번 넣어도 다 계산에 넣고요. 한인 업소 없어지면 결국 한인들만 힘들겠죠."

정비소만 그럴까. 1세들이 일궈놓은 한인 주력 업종 모두의 고민이다. 한인사회, 이런 시름 속에서도 이민자의 시계바늘은 돌아간다.

글·사진=이종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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