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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서 찬밥 엑센트, 러시아선 국민차 쏠라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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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잘 나오지 않거나 평범한 인지도의 연예인이 해외에서 크게 성공해 월드 스타로 거듭날 때가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선 시큰둥한 판매량을 보여도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는 모델이 적지않다.

작년 러시아서 11만대 판매 엑센트, 지역 환경·문화 맞춤형 전력 주효
국내서 한 달 250대 팔리는 쏘울, 미국 박스카시장선 절대 강자
포드 포커스도 세계 시장선 달라, 2013년에는 가장 많이 팔린 차

대표적인 모델이 현대 엑센트와 기아 프라이드다. 올해 1월~9월까지 두 모델의 월평균 판매량은 각각 1375대와 577대에 불과하다. 인기 모델인 아반떼와 싼타페의 7000~8000대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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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현대 쏠라리스(좌)로 판매중인 엑센트는 현지화 전략의 성공으로 4년 연속 `러시아 올해의 소형차`에 선정됐다. 포드 포커스는 2012~2013년 세계 판매 1위 기록도 갖고 있다. 얼마 전에는 320마력의 고성능 모델도 공개했다. [사진 각 업체]

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대우 자체가 다르다. 특히 러시아 시장에서는 ‘국민 소형차’ 반열에 오를 정도다. 엑센트는 러시아에서 ‘쏠라리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11만4644대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2012년부턴 4년 연속으로 ‘ 러시아 올해의 소형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에서 더 대우받는 자동차들

현재는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데 올 1~8월까지 7만4534대가 팔려나갔다. 러시아의 환경적·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현지 맞춤형 차량으로 개발한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차 프라이드도 쏠라리스에 이어 인기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엑센트는 2006년 중국 출시 뒤 지난해까지 24만5465대가 팔렸다.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도 같은 기간 18만521대를 판매했다.

기아 쏘울의 경우 국내의 월평균 판매는 250여대 남짓이다. 기아차 중에서도 가장 안 팔리는 자동차 5위 안에 들어가는 모델이다. 하지만 미국에선 상황이 다르다. 박스카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박스카로 유명한 닛산 큐브도 쏘울의 경쟁이 되지 못한다.

쏘울의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11만2683대에 이른다. 300여개 모델이 판매되는 미국에서 31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현대 싼타페(8만8400대), 기아 쏘렌토(8만5761대), 폴크스바겐 제타(7만7465대), 토요타 프리우스(8만9812대) 모두 현지에서 쏘울의 인기를 따르지 못한다.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의 플랫폼을 활용한 수준 높은 주행 완성도와 귀엽고 독특한 디자인, 다양한 편의장비, 저렴한 가격 등이 미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햄스터들이 출연하는 쏘울 광고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쉐보레 임팔라는 출시되기 전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모델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선 57년의 역사를 갖고있다. 본래 콜벳과 비슷한 디자인을 갖추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대형 쿠페를 지향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현재의 10세대 모델은 북미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다. 경쟁모델과 차별화한 주행·핸들링 성능과 함께 넓은 실내공간, 국내 운전자들에게 맞는 편의장비 등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미 임팔라는 국내에 출시되기 전에 세계적으로 1600만대 이상 판매되는 저력을 과시한 모델이다.

포드 포커스의 경우 1~9월까지 국내 평균 판매량이 16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선 전혀 다르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101만여 대와 102만여 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반열에 올랐다. 특히 각국 업체들의 경연장인 중국에선 2012년 26만 8354대, 2013년 40만3219대가 판매됐다.

국내서는 2.0L 디젤 엔진의 포커스만 판매된다. 하지만 해외에선 1.0L 터보부터 1.6L 디젤, 1.6L 터보, 250마력의 2.0L 터보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32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과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춘 고성능 ‘포커스 RS’가 공개돼 자동차 애호가들을 설레게 했다.

닛산 리프는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 공모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는 모델이다. 아직 전기차에 대한 낮은 인식과 인프라 부족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진 못한다. 하지만 리프는 2010년 처음 출시 뒤 지금까지 18만 대 이상이 팔리며 전기차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운행되는 전기차의 50%가 리프일 정도다. 2009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으로도 꼽혔다. 그밖에 2011년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2014년 켈리블루북 베스트 그린카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피아트 500도 국내에서 마주치기 쉽지 않은 모델이다. 월 평균 44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피아트 500은 44개국에서 24만8400대 가량이 팔렸다. 영국을 비롯해 스페인·포르투갈·헝가리·호주 등에서 소형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독창적인 실내 디자인과 다양한 내·외관 색상 조합을 통해 50만개가 넘는 나만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어 개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피아트 500의 원형은 1957년 출시된 이후 1975년까지 389만대 이상이 판매된 이탈리아 국민차였다. 당시 영국에서 탄생한 미니, 독일에서 탄생한 폴크스바겐 비틀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소형차로 꼽히기도 했다. 58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피아트 500은 지난해 SUV형 모델인 500X를 공개하면서 소형 SUV 시장에도 진출했다.

오토뷰=김선웅·강현영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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