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야당서 나온 대통령 연설 뒷말…“박정희 연설 베껴”, “박수 의미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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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국회 시정연설과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73년 연설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3년 3월 23일 전국교육자대회에 가서 치사를 했는데 이런 내용이다”며 당시 발언을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우리는 먼저 올바른 민족사관과 우리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확고히 적립·체득하고 투철한 국가관과 자주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이 10월 유신 때, 그러니까 73년 1월 12일 연두 기자회견 때 ‘10월 유신은 올바른 역사관, 올바른 민족사관에 입각해 우리 민족의 안정과 번영을 이룩하고 나아가서는 통일을 성취함에 있어 어디까지나 우리 스스로의 힘과 의지로써 이것을 쟁취하고 구현하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박 전 대통령의 1973년 연설을 그대로 베낀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년 전과 처한 위치·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대통령의 연설 내용과 인식·방향, 이런 것도 달라져야 되지 않느냐”며 “그런데 그때 아버지가 썼던 연설문을 마치 베낀 듯한 연설내용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선 박 대통령의 전날 시정연설 때 새누리당 의원들이 56차례 박수를 친 사실도 도마에 올렸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어제 시정연설 도중 40초마다 한번 꼴로 박수를 쳤다. 총 56차례인데 대부분 친박(친박근혜계)의 유도 박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고 한다”며 “일부 언론의 지적에 따르면 양손의 손바닥이 닿지 않는 매우 무성의한 박수를 쳤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최고 존엄에 대한 박수 치고는 너무 무성의했다. 여권 2인자 자리에서 곧 쫓겨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같은 당 전병헌 최고위원은 “말은 시정연설이지만 일방적인 ’지시연설‘이었다”면서 “새누리당은 시도 때도 없이 박수를 쳐대며 과잉충성의 정수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도 때도 없는 과잉충성 박수가 대통령의 연설 흐름을 방해해서 오히려 대통령에게 불충을 저지르는 엉뚱한 결과도 보여줬다. 박수의 의미를 실종시켰고 박수를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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