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42%가 전교조…“국정교과서에 보수 시각만 담아서도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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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간사인 강은희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한국사 역사학계와 교과서 집필진 편중 현상, 어떻게 해결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 12년 동안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본론을 회피하고 (편향된) 교과서를 학교 현장에서 계속 써왔다”며 “오늘 토론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그 방향성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학교 현장에 계신 분들이 토론에 참석하시니 이 논의가 활발히 되어 국민들께 잘 전달됐으면 한다”며 토론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성신여대 김경회 교수(교육학)는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 근ㆍ현대사 연구 비중이 33%로 급증했으며, 당시 현대사 연구비가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에 집중 됐다"면서 "최근엔 (그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교육학)는 “2014년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59명 중 교사가 37명, 교수가 18명으로 교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교수들이 반대하니 (집필진 중) 교수 비율이 높을 것 같지만 교사 비중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4년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중 전교조 출신은 42%로 비정상적”이라며 “(집필진 중) 교수를 빼면 거의 100%가 전교조 교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어진 토론에서 중부대 안선회 교수는 “국정화가 되면 연구자 편중 문제가 나아질 수 있을 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국정은 ‘국가 차원’에서 정한 것이 아닌 ‘정권 차원’에서 정했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균형있는 시각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 편중의 문제는 역사학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역사학계에 이런 문제 있다면 교육학계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확인해서 시정해야하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또 집필진 중 교사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가르칠 교재라고 한다면 아이들에 맞는 어휘나 서술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수보다 교사가 더 전문가”라며 “교수와 교사의 비율 문제가 아니라 정치 성향 문제가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정 체제에서는 때로는 중도ㆍ보수적인 견해의 교과서가 나올 수 있지만 만약 국정화가 된다면 진보 측 견해는 포함하지 않을 것인지, 포함한다면 얼마나 포함할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국정이든 검정이든 다양한 시각이 담겨야 하는데 국정화를 할 때 이런 문제가 극복되지 않고 한 쪽 시각이 배제된 채 치우친 보수의 시각을 담는다면 ‘균형 교과서’가 아닌 ‘편중된 교과서’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면 여당을 지지하는 것, 지지 안 하면 중도이거나 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국정이나 검·인정제 중) 어떻게 결론이 나든 전체적으로 균형있는 교과서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 기자 lee.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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