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업 안 들으면 허전"…83세 할머니의 아름다운 도전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올해 83세의 나이에 28년간 노인대학을 다녀 8개의 자격증을 얻은 할머니의 아름다운 도전이 화제다.

주인공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동교(東郊)에 사는 탕링(唐陵) 할머니. 20일 인민망(人民網)과 쓰촨성 매체인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 등은 노인대학을 28년간 한결같이 다닌 탕 할머니를 동행 취재했다.

지난 19일 오전 7시, 탕 할머니는 집에서 학교로 출발했다. 114번 버스를 타고 내린 뒤 112번 버스로 갈아탄다. 그렇게 50여분을 걸려 매일 출석 도장을 찍고 수업을 듣는 재미로 살아왔다. 할머니는 8개 노인대학에서 졸업장을 얻었다.

기사 이미지

탕 할머니를 비롯해 100여명의 노인대학 학생 중에서 20명 이상은 탕 할머니와 비슷하게 20년간의 노인대학 통학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탕 할머니는 "역사, 음악, 문학, 새 키우기 등 다양한 과목을 듣는다"고 말했다. 1주일에 쉬는 날은 하루. 나머지 6일간은 수업으로 스케줄이 꽉 차있다. 탕 할머니는 "수업을 안 듣는 날은 어쩐지 허전하다"며 웃었다. 할머니와 같은 반 친구들은 수업을 마치면 같이 마작을 하러 가기도 한다. 이들은 "노인 대학에는 아편 같은 중독성이 있어서 대부분이 졸업을 하고 싶지 않아한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고령화로 인해 노인대학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쓰촨성 청두의 60세 이상 인구는 이미 24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6%를 차지한다. 쓰촨성 청두에는 노인대학만 2249곳이 있다고 화서도시보가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