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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시장에 뜬 ‘입 큰 개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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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빅프로그가 선보이고 있는 웹드라마. 순서대로 술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소재로 한 ‘더 게임 오브 데스’, 웹시트콤을 표방한 ‘니네동네’, 모든 이의 성관계 횟수를 볼 수 있는 능력자가 등장하는 ‘수총각’. [사진 빅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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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웹드라마 전문 제작사 ‘빅프로그’가 출범했다. 웹드라마 제작은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전문 제작을 표방한 기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 제작사 ‘빅프로그’ 출범
‘스낵 컬처’시대 대표상품 부상
1억~2억 들이면 6회분 제작
창작자 중심의 다양한 실험
중국 진출 위한 지점도 개설

 웹드라마는 최근 10~2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트다. 5~10분 내외의 짧은 호흡으로 딱 시청자의 반응이 있는 만큼의 연작 시리즈를 이어간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로 왕성하게 콘텐트를 소비하는 집단이 급부상하면서 ‘스낵 컬처’의 대표 상품으로 떠올랐다. 올해는 10월 현재까지 김우빈·김유정 등을 주인공으로 한 ‘연애세포’ 등 30여 편이 만들어졌다.

 14일 창립 행사를 연 빅프로그의 출사표는 ‘창작자 중심의 웹드라마 전문회사’다. 현재 메인 플랫폼인 홈페이지(www.bigfrog.kr)를 통해 10개의 타이틀, 100여 편의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내년엔 타이틀을 100여 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

 빅프로그는 소비자 취향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새로운 콘텐트에 대한 갈증은 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는 아이돌과 연예인에게 관심이 많은 10~20대가 주요 소비층이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로 확장 가능하다는 것이다. 빅프로그 김종훈 총괄이사는 “기존 지상파와 대형 제작사가 제작하는 콘텐트와 달리 소재의 제한이나 유명인을 기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다”며 “자유로운 제작 분위기 속에서 제한 없는 소재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다양한 제작 실험 등을 통해 웹드라마만의 독자적 창작 문법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소비층을 발굴해야 독자적 콘텐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2010년 국내 첫 웹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감독 윤성호) 등장 당시 웹드라마는 신인 감독과 작가, 배우 모두에게 자유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터’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2013년 네이버 TV캐스트가 웹드라마 전용관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층이 급증했다. 특히 올해엔 아이돌그룹 엑소가 주인공인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의 경우 조회 수 1700만 건을 기록하면서 미디어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웹드라마의 강점은 적은 제작비용을 들여 높은 화제성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드라마 한 편 제작비용(1억~2억원)으로 6회 분량의 시리즈를 만들 수 있고 한 편을 만드는 데 채 반나절이 걸리지 않는다. 방송을 통해 방영되는 콘텐트가 아니라 방통위의 심의에서도 자유롭다. 이 때문에 PPL이나 협찬·광고와 궁합이 잘 맞아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에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

 빅프로그가 출연자가 아닌 ‘창작자 중심’ 제작사를 표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빅프로그는 이를 위해 JYP 픽처스가 투자하고 아이돌그룹 갓세븐이 출연한 ‘드림나이트’의 박병환 감독을 영입했다. 박 감독은 앞으로 빅프로그의 제작 총괄을 맡았다. 그는 현재 사이트에서 ‘더 게임 오브 데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등을 선보이고 있다. 팬덤이나 유명 배우 출연으로 화제 몰이를 해야 하는 현재의 웹드라마 한계를 넘기 위해 차별화된 소구 포인트를 찾는 실험도 한창이다. 가령 현재 빅프로그에서 서비스 중인 ‘수총각’은 모든 사람의 성관계 횟수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를 소재로 삼은 풍자물이고, ‘니네동네’는 일산 호수공원에 모이게 된 독특한 노숙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사회적 ‘웹시트콤’이다.

  김시래 대표는 “빅프로그는 하루에 다양한 소재의 4~5개의 웹드라마를 올릴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국내에는 이 정도의 생산성을 갖춘 경쟁 업체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점을 만들었고 중국 합작과 기존 웹드라마의 판권 판매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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