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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전조등 기술 우리가 세계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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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19일 오전 7시50분 대구시 북구 검단동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삼립산업 계열의 삼립전기 램프 조립라인. 신발을 신고 걷기조차 미안할 정도로 바닥이 깨끗하고 벽에는 '불량없는 삼립제품'이라는 글이 곳곳에 붙어있다.

5인 1조씩 2백50여명의 직원들이 20여개의 조립 라인별로 모여 청소하며 일과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작업 시작을 알리는 음악소리가 나자 각 조별로 '불량률 제로'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작업에 들어갔다. 자동화된 조립 라인엔 흰색.청색 장갑을 낀 직원들이 빠르게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이 공장에서 올해로 10년째 일하고 있다는 안복화(36.여)씨는 "제품 1백만개 중 불량품을 10개 이하로 끌어내리는 '싱글PPM'이 어렵지 않다"며 "내 것을 만들 듯 일하면 마음도 즐겁고 불량도 없다"고 말했다.

삼립산업 이충곤(58)회장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는 1위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는 끊임없는 품질개선과 기술개발에 달렸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램프와 섀시 등을 생산하는 삼립산업의 종업원은 모두 2천7백여명이다. 이중 석.박사급의 삼립기술연구소 연구원이 전체직원의 10%에 해당하는 2백70여명이나 된다.

연구개발비는 매년 총매출액의 5% 수준이며 이는 외환위기 때도 그대로 유지됐다.

이 업체는 품질과 관련된 문제점을 발견하는 직원에게 월단위로 상금.여행권 등을 주는 등 품질 관리에 특히 신경을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품질개선으로 이어져 자동차 전조등과 안개등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매년 자사에 납품하는 전세계 3만여 부품업체 가운데 품질.서비스.기술.가격 등을 종합평가해 선정하는 최우수협력업체(램프 분야)로 삼립산업은 1997년부터 7년 연속 선정됐다.

GM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의 랜달 파달 구매담당 부사장 등은 지난 13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조해녕 대구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삼립산업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 매출액 7천4백억원을 예상하는 삼립산업은 현재 매출의 30% 수준인 수출을 더 늘리기 위해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GM과 일본의 야마하 등에 대한 공급확대와 함께 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영국의 MG로버 등에 대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현지 공장에서의 가동을 시작하면서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삼립산업은 현대자동차.GM 등 완성차 업체 공장 인근에 부품공장을 설립해야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특수성 등 때문에 미국 테네시.앨라배마, 인도.중국.말레이시아 등에 6개의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등 20여개의 해외 사업장을 갖고 있다.

2005년에는 매출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이 업체는 도로상태와 주행속도, 기후에 따라 밝기를 자동적으로 조절해주는 인공지능형 조명장치 시스템인 AFS 램프와 적외선을 이용해 눈부심 현상을 최대한 줄인 NVS 램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한 자동차가 주.정차할 때 운전자가 레버를 직접 당겨야 하는 기존의 파킹 브레이크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주.정차되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등의 섀시류 신제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삼립산업은 李회장의 부친인 이해준(83)명예회장에 의해 54년 삼립자동차공업회사로 창립돼 현재 삼립전기.서봉산업㈜ 등 16개 계열사를 갖고 있으며 88년 거래소 시장에 상장됐다.

대구=조문규 기자

<사진설명>
대구시 북구 검단동 소재 삼립산업주식회사 계열사인 삼립전기의 자동차 램프 조립공장에서 한 여직원이 램프 외관장식품을 조립 자동화기계에 올려놓기에 앞서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대구=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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