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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1억원짜리 지미 헨드릭스 기타의 소유권 놓고 공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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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헨드릭스가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전설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기타의 소유권은 어디로?’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전설적 록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사용하던 기타의 소유권을 놓고 소송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미 헨드릭스의 유산을 관리하는 ‘익스피리언스 헨드릭스 유한회사(LLC)’는 지난 2일 기타 가게 주인 하비 몰츠를 상대로 “헨드릭스의 기타를 돌려달라”며 소유권 반환 소송을 피마 카운티 상급법원에 냈다.

소송전에 휘말린 기타는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사용하던 어쿠스틱 기타로 ‘블랙 위도우 ‘란 이름이 붙어 있다. ‘익스피리언스 헨드릭스 LLC’의 에드 맥퍼슨 변호사는 “이 기타가 약 75만~100만 달러(약 8억6000만~11억5000만원) 상당의 가치가 있으며 소송에는 기타의 훼손에 관한 손해 배상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몰츠는 이 기타를 2014년 헨드릭스의 여동생 제이니 헨드릭스의 전 남편이자 유명 팝그룹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전 멤버 셸던 레이놀즈로부터 8만 달러(약 9200만원)를 주고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맥퍼슨 변호사는 “레이놀즈가 이 기타를 제이니 헨드릭스에게서 훔쳤다”고 반박했다.

이 기타는 1970년 27살이던 헨드릭스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할 당시 갖고 있던 유품이다. 유족들은 헨드릭스의 아버지가 기타를 보관하고 있다가 2002년 사망하면서 ‘익스피리언스 헨드릭스 LLC’에 소유권을 넘겼다고 주장한다.

전설적인 록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였던 헨드릭스는 록 기타 연주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왼손잡이였던 그는 오른손잡이용 기타의 줄을 반대로 매고 연주했는데, 무대 위에서 기타에 불을 지르거나 이로 현을 물어뜯는 등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 마지막 무대에 올라 크림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로 미국 국가를 기묘하게 변주한 연주를 선보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생전에 기타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로 유명했던 헨드릭스는 많은 기타를 남기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사용한 기타는 경매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드스톡 페스티벌에서 사용한 기타는 98년 경매에 나와 180만 달러에 낙찰됐는데 구입한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불태운 기타는 2008년 영국에서 경매에 나와 당시 환율로 약 5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67년 런던 핀스베리 아스토리아에서 있었던 공연에서 헨드릭스는 갈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에 불을 붙였는데 이 퍼포먼스로 손에 가벼운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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