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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컬슨 “두 종류 공 썼다” 자진 신고 … 룰 착각한 경기위원 탓에 2홀 뺏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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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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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컬슨

미국의 백전노장 필 미컬슨(45)이 경기 도중 다른 모델의 골프공을 사용했다가 페널티를 받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실격 잘못 적용, 7번홀 승리 놓치고
규정따라 경기 마친 뒤 1홀 또 차감

미컬슨은 9일 열린 포볼경기 7번 홀(파5)에서 전 홀에서 사용했던 것과는 다른 모델의 공을 쳤다. 미컬슨은 경기 도중 이같은 사실을 깨닫고는 자진해서 경기위원을 불러 신고했다. 경기위원회는 미컬슨이 한 가지 종류의 공을 쳐야 한다는 ‘원볼 규칙’을 위반했다면서 해당 홀 실격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켈슨은 이 홀에서 공을 집어 들고 경기를 중단했다. 미컬슨의 파트너인 잭 존슨은 이 홀에서 파에 그쳐 버디를 잡은 인터내셔널팀에 패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는 포볼 경기에서 원볼 규칙을 어긴 경우 해당 선수가 그 홀에서 실격당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원볼 룰을 어긴 선수는 정상적으로 경기를 한 뒤 최종 스코어에서 한 홀을 차감하는 ‘조정’을 한다. 경기위원회는 이에 따라 경기를 마친 뒤 미국팀의 스코어에서 한 홀을 더 차감했다. 결국 미국의 미컬슨-존슨 조는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1개 홀에서 ‘2개 홀 패배’ 라는 페널티를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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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인 케니 G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을 찾아 미국팀을 응원했다. [케니 G 트위터]

미컬슨 조는 2홀을 지는 페널티를 당하고도 이날 매치에서 인터내셔널팀과 비겼다. 경기위원회가 처음부터 골프 규칙을 제대로 적용했더라면 미컬슨은 인터내셔널팀에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원회의 실수로 기회를 잃었다. PGA 투어 경기위원장 마크 러셀은 “이전에 이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도 못할 정도로 희귀한 상황”이라면서 미컬슨에게 사과했다. 미컬슨은 “아쉽기는 하지만 규칙을 모른 것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는 이틀째 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6번 홀 이후 스피스의 스코어가 반영된 홀은 14번 홀 뿐이었다. 스피스의 여자 친구인 애니 버렛, 색소폰 연주자이자 골프 애호가인 케니 G 등이 그를 따라 다니며 응원했지만 스피스의 샷은 이날 날카롭지 못했다. 샷이 안 좋은 탓에 장기인 퍼트를 할 기회도 많지 않았다. 결국 미국팀은 남아공 듀오인 루이 우스트이젠-브랜드 그레이스 조에 4홀 차로 대패했다. 필승조인 스피스-존슨이 대패하면서 미국팀은 기세가 꺾였다. 인터내셔널팀의 우스트이젠-그레이스 조는 이틀 연속 승리를 거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 입장한 갤러리 수가 2만234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골프장을 찾은 팬들은 휴대전화 사용과 사진 촬영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최경주 부단장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골프 실력과 더불어 갤러리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인천=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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