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FIFA, 정몽준에 6년 자격정지 처분…회장 선거 출마에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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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사진 김경빈]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몽준(64) FIFA 명예부회장에게 6년 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정 명예부회장의 FIFA 회장 선거 출마에도 제동이 걸렸다.

FIFA 윤리위원회는 8일 스위스 취리히 FIFA하우스에서 청문회를 열고 정 명예부회장에게 자격정지 6년을 선고했다. FIFA는 정 명예부회장이 2010년 월드컵 한국 유치를 위해 활동할 당시의 행적을 문제삼았다. '7억7700만달러(918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축구저개발국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각국 축구관계자들에게 보낸 것과 관련해 뇌물 공여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정 명예부회장이 "FIFA윤리위원회가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FIFA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봤다. 당초 윤리위원회는 정 명예부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19년(뇌물 공여 시도 15년 + FIFA 명예훼손 4년)을 추진했으나 청문회를 거치며 6년으로 조정했다.

징계와 함께 정 명예회장의 FIFA 회장 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자격정지 징계 대상자는 해당 기간 중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비롯해 축구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 행위도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정 명예부회장 측은 "FIFA 회장 출마 이후 제프 블라터(79) 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60)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 온 정 명예부회장이 괘씸죄를 적용 받은 것"이라 주장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FIFA가 차기 회장 선거 입후보 마감일(이달 26일) 이전에 징계를 확정지으려는 건 후보 자격을 흔들겠다는 의도"라 밝힌 바 있다. 정 명예부회장은 향후 국제변호사 등 자문단과 상의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키로 했다.

한편 FIFA 윤리위원회는 비리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제롬 발케(55) FIFA 사무총장 등에 대해 90일간의 자격정지를 함께 선고했다. 블라터 회장과 발케 사무총장은 지난 2005년 9월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구속)에게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방송 중계권을 헐값에 넘겨 FIFA에 금전적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검찰은 검은 거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아울러 블라터 회장이 지난 2011년 2월 플라티니 회장에게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서도 불법자금 여부를 캐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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