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새누리 지도부, 국사교과서 국정화 엄호?…당내에선 "신중해야" 비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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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7일 중·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논란과 관련해 일부 교과서들의 근현대사 기술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청와대와 정부가 교과서들을 국정교과서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한발 앞서 ‘여론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는 출판사별로 일관되게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있다”면서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비상교육 고등학교 교과서 369쪽에 보면 ‘주체사상은 북한의 실정에 맞춰 주체적으로 수립한 사회주의사상’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정당화하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특정 교과서를 지목해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이인제 최고위원도 “육군사관학교 필기시험에 합격해서 면접시험을 보는 학생들에게 ‘6·25가 북침이냐 남침이냐’ 물어보면 60%가 북침이라고 답변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의에선 김을동 최고위원도 “(항일무장 투쟁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는 한국 광복군을, 북한 민군의 모태가 된 조선의용군과 김일성이 활동한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분량으로 교과서들이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렇게 당 지도부가 국정교과서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선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최근까지도 당 정책위 차원에서 ‘국정교과서 문제는 민감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갑자기 지도부가 나서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은 기자 lee.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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