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잠실경기에서 롯데는 16안타를 몰아쳐 선두 두산을 10-5로 꺾었다. 전날도 두산을 5-2로 잡아 최근 5경기 4승1패의 상승세다. 5할 승률(0.462)에 다가서면서 중위권(5위)으로 도약했다.
이날 승리가 더욱 값진 건 두산 선발이 3전 전승의 맷 랜들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랜들을 5회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결정적 계기는 최준석(사진)의 한 방이었다. 전날 3회 초에 두산 김명제로부터 2점 역전홈런을 뽑아냈던 최준석은 이날 5회 초 1사 주자 1.3루에서 랜들의 4구째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3점포. 점수는 순식간에 5-0이 됐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최준석은 지난해까지 12경기에 출전했다. 기록이라곤 홈런 2개 포함, 5안타가 전부다. 더구나 부상 중인 주전포수 최기문의 빈 자리도 포철공고 3년 후배 강민호에게 내줬다. 그런데 한방이 없어 속 태우던 양상문 롯데 감독은 체격조건(1m85㎝.107㎏)이 좋은 최준석을 지명대타로 내보냈고, 최준석은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기아가 LG에 5-6으로 져 8연패에 빠졌다. 해태 시절 두 번 9연패를 한 적이 있지만 기아로 간판을 바꾼 뒤엔 최다 연패다. 기아는 1, 3회 2점씩 뽑아 4-1까지 앞섰다. 하지만 4회 이병규와 5회 권용관에게 연속 투런홈런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7, 8회에만 6점을 뽑아내 SK에 7-3으로 역전승했다. 전날까지 두산과 공동 선두였던 삼성은 이날 두산이 롯데에 짐으로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1-3으로 뒤지던 7회 4안타와 볼넷 1개를 묶어 대거 4점을 뽑았고, 8회 강동우의 2점 홈런으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원에서는 한화가 홈런으로만 7점을 뽑아내며 현대에 9-2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6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한화 선발 정민철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