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높이 나는 부산갈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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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롯데가 깨어났다. 개막 첫 주를 마친 1주일 전(10일), 롯데가 받아든 성적표는 2승5패로 8개 팀 중 최하위였다. 시범경기 1위로 '달라진 2005년'을 예고했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식목일이던 5일 7년 만에 부산 사직구장을 가득 채웠던 롯데 팬들도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그랬던 롯데가 정신을 차렸다.

17일 잠실경기에서 롯데는 16안타를 몰아쳐 선두 두산을 10-5로 꺾었다. 전날도 두산을 5-2로 잡아 최근 5경기 4승1패의 상승세다. 5할 승률(0.462)에 다가서면서 중위권(5위)으로 도약했다.

이날 승리가 더욱 값진 건 두산 선발이 3전 전승의 맷 랜들이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랜들을 5회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결정적 계기는 최준석(사진)의 한 방이었다. 전날 3회 초에 두산 김명제로부터 2점 역전홈런을 뽑아냈던 최준석은 이날 5회 초 1사 주자 1.3루에서 랜들의 4구째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3점포. 점수는 순식간에 5-0이 됐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최준석은 지난해까지 12경기에 출전했다. 기록이라곤 홈런 2개 포함, 5안타가 전부다. 더구나 부상 중인 주전포수 최기문의 빈 자리도 포철공고 3년 후배 강민호에게 내줬다. 그런데 한방이 없어 속 태우던 양상문 롯데 감독은 체격조건(1m85㎝.107㎏)이 좋은 최준석을 지명대타로 내보냈고, 최준석은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기아가 LG에 5-6으로 져 8연패에 빠졌다. 해태 시절 두 번 9연패를 한 적이 있지만 기아로 간판을 바꾼 뒤엔 최다 연패다. 기아는 1, 3회 2점씩 뽑아 4-1까지 앞섰다. 하지만 4회 이병규와 5회 권용관에게 연속 투런홈런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7, 8회에만 6점을 뽑아내 SK에 7-3으로 역전승했다. 전날까지 두산과 공동 선두였던 삼성은 이날 두산이 롯데에 짐으로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1-3으로 뒤지던 7회 4안타와 볼넷 1개를 묶어 대거 4점을 뽑았고, 8회 강동우의 2점 홈런으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원에서는 한화가 홈런으로만 7점을 뽑아내며 현대에 9-2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6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한화 선발 정민철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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