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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은퇴 팁] ‘평생 현역’은 퇴직 전 준비 … 같은 직업 가질 필요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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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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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어느 날 통장에 들어오던 월급이 뚝 끊긴다면? 월급쟁이로선 ‘멘붕’에 빠질 일이지만 퇴직한 바로 다음달부터 직면하게 되는 현실이다. 노후준비를 남 일처럼 여겨온 퇴직자일수록 소득단절의 충격은 크다.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평생 현역’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평생 현역은 말 그대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하는 것으로 단순한 직업이나 경력이 아닌 삶의 방식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직장인보다는 사회인·가정인·유인(遊人)의 얼굴이다. 돈보다는 생활의 질이 우선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평생 현역을 은퇴 후 실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직장동료를 대신할 별도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즐겁게 시간을 보낼 대상을 찾아다니고, 창조성을 발휘하며 은퇴 후에도 배움을 지속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든든한 인맥을 쌓았다면 채용기회를 찾는 것이 한결 수월해 진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가 말한 ‘더블 커리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퇴직한 후 재취업하느라 허둥대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경력 절정기에 다음 커리어를 준비하는 식이어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평생 현역은 직업이 같거나 연장선상에 있을 필요는 없다. 퇴직하더라도 열정을 쏟을 테마나 대상이 있으면 그게 평생 현역이다. 직위나 직책을 추구하는 전통적 직업관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평생 현역은 이를 뛰어 넘어 자신이 원하는 일, 좋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뜻 깊게 마무리 짓는 사람이다. 취미라도 자신의 인생을 충실히 하거나 정신적으로 풍요로울 수 있다면 훌륭한 평생 현역이 된다.

서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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