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록도병원 "가짜 병력지로 입원한 환자들 퇴원조치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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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소록도병원이 돈을 주고 위조한 병력지로 입원한 것으로 드러난 환자들에 대한 퇴원 조치를 검토 중이다.

소록도병원 관계자는 5일 "과거 한센병을 앓았다며 소록도에 들어온 환자 15명이 입원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퇴원 등 후속 조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경찰에 입건된 입원 환자 최모(72)씨 등이 가짜 환자인지 여부를 떠나 원생자치회 전 간부들에게 20만~200만원씩 주고 위조한 가짜 병력지로 입원한 점만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강제 퇴원과 함께 최씨 등이 2010년부터 길게는 5년여간 무료로 제공받은 주거공간, 생활비, 식재료 등 비용에 대해서도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씨 등은 위조된 병력지로 입원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한센병 환자인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 것을 우려해 과거 발병 사실을 숨긴 채 가족의 약을 나눠먹었다"며 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 수사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감사원에서도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우선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후속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남 고흥경찰서는 뒷돈을 받고 가짜 병력지를 만들어준 혐의(배임수재 등)로 원생자치회 전 회장 김모(65)씨·안모(74)씨와 전 총무 권모(46)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 등 위조된 병력지로 입원한 1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고흥=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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