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장관 '적절한' 시기에 만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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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2일 하라다 겐지(原田 憲治) 일본 방위성 정무관(차관급)을 만나 '적절한' 시기에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2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하라다 정무관은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2일 오전 백차관과 만났고 하라다 정무관이 이 자리에서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의 방한 희망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백 차관은 "적절한 시기에 회담을 열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 5월 3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방위상이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만났고, 일본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장관급회담 개최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한국측은 과거사와 독도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국방부 당국자도 "백 차관이 언급한 적절한 시기도 언제 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상황과 환경이 조성됐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양국 장관의 일정도 있을 것이고 여론도 고려해야 하는만큼 일정은 협의를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3∼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에서 자연스럽게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 차관은 또 일본 안보법제 개정과 관련, "이번에 통과된 안보법제는 동북아 안보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역내 국가간 선린 우호관계와 지역 평화·안정에 도움이 되고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백 차관은 하라다 방위정무관 외에도 이고르 돌고프(Igor Dolgov) 우크라이나 국방부 유럽통합차관과도 만나는 등 한국을 찾은 각국 군 인사들을 통해 국방외교를 펼칠 계획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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