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우디 10대 소년 구조 위해 해킹그룹 이어 코빈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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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사우디아라비아의 10대 소년 사형 결정에 반발해 사우디 정부 웹사이트 공격에 나섰다. 이들이 구하고자 하는 이는 알리 무하메드 알니므르(17)로 2012년 2월 ‘아랍의 봄’ 당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총격을 가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 소년을 불법 시위 및 총기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며 사법부는 사형과 함께 시신의 대중 공개를 선고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리프리브(Reprieve)는 “알리가 총기를 소유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기소의 구체적인 내용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알리의 사형 선고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리프리브 측은 “알리가 변호사도 없는 상황에서 고문에 의해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트위터에 “무고한 10대 소년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형 위기에 처했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글을 올린 후 법무부 등 주요 사우디 정부 웹사이트 공격에 나섰다. 이들은 #OpNimr, #FreeNimr #SaveNimr 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현재 사이버 공격 상황에 대한 정보를 올리며 알리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어나니머스 측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고 소년을 풀어줘라. 아니면 너희를 바이러스로 여기고 우리가 치료해 주겠다”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영국 노동당의 당수로 선출된 제러미 코빈이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알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영국의 적극적 간섭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코빈은 서한에서 “알리의 경우 긴급 상황이다. 사우디의 사법체계상 언제든 사형을 당할 수 있다”며 “정의를 위해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외교부는 24일 성명을 통해 알리의 석방을 촉구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사진1.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사우디아라비아 사이버 공격 현황 [트위터 캡쳐]
사진2.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알리 알니므르의 사진 [트위터 캡쳐]
사진3.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알리 알니므르의 평소 사진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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