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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축구 사이좋게 4강

중앙일보

입력

남북 여자축구가 사이좋게 비겨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나란히 올랐다.

똑같이 3전 전승을 기록한 한국과 북한은 A조 1위를 놓고 16일 태국 라자만가라 경기장에서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지난 대회 우승팀인 북한을 맞아 두차례나 먼저 골을 터뜨리며 앞서가며 선전했으나 2-2로 아쉽게 비겼다.

두 팀은 3승1무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골득실(북한 +43, 한국 +18)에서 앞선 북한이 1위로, 한국은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북한은 준결승에서 B조 1위 일본과, 한국은 C조 1위인 중국과 맞붙는다.

한국은 월드컵 예선을 겸한 이 대회에서 4강에 오름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9월.미국)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에 배당된 본선 티켓은 2.5장이며 중국은 자동진출권을 얻었으므로 한국이 중국을 꺾으면 월드컵에 직행하게 되고, 지더라도 3, 4위전(북한-일본전 패자)에서 승리하면 역시 월드컵 티켓을 얻는다. 3, 4위전에서도 지면 멕시코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객관적 전력상 북한에 뒤지는 한국은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내내 북한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대등한 경기를 했고, 1990년 이후 남북대결에서 3전 전패를 기록했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은 전반 18분 아크 정면에서 김진희(울산과학대)의 터닝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뛰어들던 이지은(INI스틸)이 다이빙 헤딩 슛, 북한의 골문을 열었다. 선취골 후 북한의 거센 반격에 시달리던 한국은 전반 39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한 골을 더 달아난 채 전반을 마쳤다. 전반 42분 왼쪽 미드필드에서 김진희가 올린 볼이 북한 수비수 장옥경의 손에 맞고 오른쪽으로 흐르자 황인선(INI스틸)이 낚아채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1로 리드한 한국은 후반 6분 베테랑 이명화(INI스틸)가 위험지역도 아닌 곳에서 백태클을 해 퇴장당하는 바람에 10명으로 남은 시간을 버텨야 했다. 결국 후반 31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북한 골잡이 진별희가 수비 세명을 제치고 오른발 슛을 성공시켜 끝내 동점을 만들고야 말았다.
정영재 기자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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