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야권 창조적 재편해야” … 현역 의원 첫 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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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박주선(광주 동구·3선) 의원이 22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된 지 하루 뒤다. 비리 혐의로 구속된 박기춘 의원을 제외하곤 현역 의원의 첫 새정치연합 탈당이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해선 야당의 창조적 재편이 필수적”이라며 탈당과 함께 신당 추진의사를 밝혔다. 그런 뒤 “함께 창당을 추진하기로 한 새정치연합 의원이 호남권 외에 수도권까지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친노 패권정당 이미 사망선고”
호남서만 세 번째 신당그룹 나와
새정치련 “말년에 또 탈당 안타까워”

 박 의원 말대로 추가 탈당자가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제시한 (공천 배제 대상자를 정할)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나 결선투표제 도입 등이 상당히 분쟁의 빌미를 만들어 놨다”며 “공천 과정에서 일부 의원의 이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써 야권은 박 의원 외에 ‘개혁적 국민정당’을 목표로 내년 1월 창당을 공식화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 가칭 ‘신민당’ 창당을 선언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호남에서만 3개의 신당 그룹이 형성됐다. 이들과 김민석 전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당 등은 연말까진 각개약진 식으로 움직이다 내년 총선 전 통합 신당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건전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융합하는 중도개혁 민생실용 정당을 만들겠다”며 “일단 독자적으로 신당 추진에 나서겠지만 천 의원도 언젠가는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동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 의원 측은 “아직까지 박 의원과 특별한 교감은 없다. 지금으로선 우리가 밝힌 일들을 그대로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박 의원은 그간 새정치연합(전신 포함) 탈당과 복당을 두 차례 되풀이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 무소속 당선(보성-화순) 후 새천년민주당 입당→2004년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새천년민주당 탈당 후 복당→2012년 광주 동구 선거인단 불법 모집사건을 계기로 민주통합당 탈당→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후 복당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이번이 세 번째 탈당이다.

 박 의원은 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은 민주주의 없는 친노패권 정당, 1980년대 이념의 틀에 갇힌 수구진보 정당, 투쟁만을 능사로 하는 강경투쟁 정당, 선거에 이길 수 없는 불임 정당”이라며 “이미 국민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수차례 탈당과 복당을 되풀이해 온 박 의원이 정치 말년에 또다시 선택한 탈당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이 탈당하면서 그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교문위원장)직도 논란거리다. 그는 새정치연합 몫으로 할당된 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은 “꼭 이 시점에서 교체해야 하느냐”며 “국회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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