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츠 “도움 필요한 분께 언제든 달려갈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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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페라가수 폴 포츠는 17일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 NGO ‘돕는 사람들’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했다. [사진 돕는사람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삶 전체가 바뀐 인물이 있다. 인생 역전 스토리의 표본으로 불리는 영국의 팝페라 가수 폴 포츠(Paul Potts·45). 평범한 30대 휴대전화 판매원이었던 그는 지난 2007년 ‘브리튼즈 갓 탤런트’ 출연 후 영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가 됐다.

24번째 방한한 오디션 스타
성대 학생들 편지 받고 깜짝 공연
NGO ‘돕는사람들’ 홍보대사 수락
“젊은이들 포기 말고 나아가세요”

2008년 5월 한국을 처음 찾았던 폴 포츠가 지난 10일 24번째 방한을 했다. 지난 17일 열린 사단법인 ‘돕는사람들’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하는 등 한국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다.

 폴 포츠의 24번째 방한은 이전과는 달리 특별한 계기가 있다. 지난 5월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재학생들이 보낸 편지를 받고 한국에 오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조성해(26) 성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등 학생회 간부들은 폴 포츠를 초청하기 위해 무작정 편지를 썼다. “전 세계가 한국의 성장을 주목하지만, 정작 한국에는 학업·취업 스트레스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수많은 20대가 있다. 우리는 당신을 부르기 위한 비용을 지불할 여건이 안 되지만 당신을 통해 희망을 얻고 싶다.”

이에 폴 포츠는 “학생들을 만나러 가겠다. 무대 장비 대여료와 오케스트라 인건비도 내가 부담하겠다”고 화답했고, 넉 달 뒤 방한이 성사됐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17일 성대 공연에서 폴 포츠는 스페인 가곡 ‘그라나다’와 영어로 번역한 한국 가요 ‘보고 싶다’를 들려줬다. 취업난에 지친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공연 직후 강연도 이어졌다. 질의응답 시간에 그는 “당신의 꿈을 성취하는 데 있어 너무 늦었다고 낙담할 때는 절대로 없다”면서 “쉽게 포기할 일이 있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또 폴 포츠는 경기도 안양을 근거지로 하는 비정부기구(NGO) 돕는사람들의 홍보 대사 요청도 흔쾌히 수락했다. 위촉식 자리에서 그는 “교육과 지식, 양육 분야에서 제대로 혜택을 누리지 못한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조건 없이 돕고 싶다”면서 “나 같은 보통 사람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알고 보면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성대 공연 이외에도 19일에는 성시경·어반자카파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이 출연한 ‘DMZ 2.0 평화음악회’에서 공연했다.

 공연 직후 그는 “이전에 방한했을 때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다”면서 “다음 공연에는 한국 가요 레퍼토리를 늘려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십차례 한국을 찾은 덕분에 이젠 한국어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 포츠는 “이번에는 엄마·아빠·누나·언니·할아버지·할머니 등 가족과 관련한 단어를 확실하게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낙관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길이 다 막히고 장애물로만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럴 때마다 왔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지요. (Life has many twists and barriers, but the key is to keep going on the path you’re on.)”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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