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어린이에 한글 가르쳐 큰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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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시 ‘홈타민컵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축제’서 강덕영 사장(왼쪽)이 중국동포 박미선(16)양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19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제11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 축제’ 본선 대회가 열렸다.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한글 글짓기·말하기·노래자랑 경연이 펼쳐진다. 올해엔 역대 최대 인원인 1200명이 참가한 예선을 거쳐 총 60명의 어린이가 출전했다. 2002년 대회가 시작될 때에는 중국동포 어린이들이 한글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최근 2~3년 전부터는 한국·한글을 좋아하는 중국인 어린이까지 출전하고 있다. 대회 이름에 들어간 ‘홈타민’은 이 행사를 후원하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영양제 상표 명이다.

하얼빈 ‘11회 방송문화축제’연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 사장

 강덕영(68) 한국유나이티드 사장도 해마다 빠짐없이 대회장을 찾는다. 그는 “한글 노래를 부르고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어린이를 직접 보면 보람이 크다”며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얻을 수 있어 대회에 꼭 참석한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어린이 상당수는 어머니·아버지가 한국에서 일하며 부쳐준 생활비로 학교에 다닌다. 강 사장은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동포 어린이에게 한글 공부 의지를 북돋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며 “지역 사회와 교사들의 반응도 좋아 지금은 중국 동포 사이에서 매년 가을 당연히 열리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중국에서 많아져야 우리나라의 문화 산업도 발전하고 국가의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도 함께 발전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얼빈(중국)=최선욱 기자 isotope@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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