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강진 … 쓰나미로 한때 100만 명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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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현지시간) 칠레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8명이 숨졌다. 칠레에 내려졌던 지진해일(쓰나미) 경보는 하루 만에 해제됐다. 규모에 비해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으나 여진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지진은 이날 오후 7시54분쯤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진앙지는 산티아고 북서쪽으로 228㎞ 떨어진 태평양 해역이며 깊이 25㎞ 지점이다. 진앙지 인근 주민들은 6.0~7.0 규모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밤새 공포에 떨었다. 코킴보 지역에선 지진 발생 1시간 뒤인 9시쯤 최고 4.5m 높이의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산티아고에서 120㎞ 가량 떨어진 발파라이소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칠레 국립재난관리청(ONEMI)은 3900㎞에 달하는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신속히 대피가 이뤄져 쓰나미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진 발생 20시간이 지난 17일 오후 칠레 전역의 쓰나미 경보가 해제됐다. 이번 지진으로 중부 내륙도시 이야펠에서 20대 여성이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숨지는 등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00명 넘게 다쳤다. 저지대 10개 도시에서 100만여 명이 대피했다.

 남미지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국가들에도 소규모 쓰나미가 발생했다. 하와이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지진 직후 칠레와 멕시코·에콰도르 등 남미대륙국가, 하와이·뉴질랜드·피지·인도네시아·일본 등 태평양 인접국가에 쓰나미가 도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규모에 비해 피해가 적었던 것에 대해 “연간 200만 건의 지진이 발생하는 칠레가 엄격한 내진설계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칠레는 2010년 규모 8.8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1960년 ‘발디비아 지진’은 규모 9.5로 지금까지 기록된 세계 최대 지진이었다. 주(駐) 칠레 한국대사관은 “ 칠레 해변 지역에 사는 교민 300여 명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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