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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다니엘 린데만의 비정상의 눈

미래를 꿈꾸려면 가치관이 분명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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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다니엘 린데만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청소년·청년 대상의 강의나 토크콘서트에 연사로 나가면 참석자들은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내 꿈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내 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해요.” 젊은 시절에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를 비롯한 동료 연사들은 그런 참석자들 앞에서 “꿈을 가지세요!” “꿈을 좇는 것을 응원하겠습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꿈을 가지라고 조언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른 생각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젊은 사람에겐 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가치관이다.

 내 주변의 많은 한국 사람은 자신의 꿈을 갖고 이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유학이나 해외 취업을 꿈꾸는 청년도 적지 않다. 하지만 꿈이 있어도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꿈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나도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은 일이 수시로 바뀌었다. 매일 어머니에게 달려가 “엄마, 나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을 찾았어요”라고 말씀드렸지만 다음 날이면 꿈을 다른 것으로 바꾸기 일쑤였다. 꿈, 즉 ‘하고 싶은 일’은 이처럼 수시로 바뀌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는 꿈이 이렇게 쉽게 바뀌는 것을 행복하게 여겨야 한다. 바로 꿈에 대한 선택권, 좀 더 넓게 말하자면 자유 때문이다. 많은 선택지 중에 하나를 쉽게 고르지 못하고 오랫동안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상징이다. 따라서 이처럼 매일 바뀔 수 있는 꿈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 주는 윤리적인 바탕이 꿈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바로 가치관이다. 남을 도와주겠다는 가치관, 환경보호를 위해 애쓰겠다는 가치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가치관 등은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를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인생의 동반자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라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랬을 때도 자포자기하지 말고 잘못을 인정한 뒤 가치관을 더욱 분명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홍콩 무술인이자 배우인 리샤오룽(李小龍)의 말을 빌려 이를 표현하겠다. “내가 잘못을 했다고 진심으로 인정하면 실수는 언제든지 용서될 수 있다(Mistakes are always forgivable, as long as you are ready to admit them).”

다니엘 린데만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