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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맨날 싸우면 民生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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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6일 오전 9시 당직자.기자로 가득 찬 민주당 당무회의실.

정대철 대표가 개회 방망이를 드는 순간 갑자기 구주류 측 고참 당료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한마디 합시다"라면서 발언권을 요구했다. 鄭대표가 "당무회의라 안된다"고 하자 이 당료는 鄭대표에게 "어떻게 당을 이 꼴로 만들었느냐"며 고함쳤다.

지켜보던 동료 10여명이 가세했다. 이들은 "나갈 사람은 빨리 보따리 싸"라며 신주류를 향해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소리 마라""뭘 봐 이 ×아" 등 폭언도 나왔다.

가까스로 이들을 내보낸 뒤 열린 회의에서 구주류 김옥두 의원이 이상수 총장에게 "당 밖에 신당 기구를 만든다는데 그게 신당파의 입장이냐"며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李총장은 "총장이라 얘기 안했는데 당 깨질 각오를 하고 얘기해 볼까"라며 감정적인 응수를 했다.

그러자 이윤수.유용태.최재승 의원 등이 "누굴 협박하는 거야"라며 삿대질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고성이 복도까지 들렸다. 鄭대표는 산회를 선포했다.

구주류 측 당료들이 다시 회의장 뒷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일부는 "신기남.천정배 얼굴 가리고 밟아버려"라고 소리를 질렀다. 辛.千 두 의원은 자리를 피했다.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신주류의 천용택 의원이 서너명에게 포위됐다. 千의원은 "나 보고 왜 이래"라며 항변했지만 이들에 의해 옆 사무실로 끌려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봉변을 당했다.

윗옷이 벗겨졌고 머리가 엉망이 됐다. 李총장과 이해찬 의원은 "당을 이 꼴로 만드냐 이 ××야"라는 욕설을 들으며 계단을 통해 빠져나갔다.

신당 추진기구 구성을 논의하려던 민주당의 여섯번째 당무회의는 이번에도 욕설과 몸싸움으로 끝났다. 이날 민주당 어디에도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의 모습은 없었다.

신용호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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