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작은거인' 성공 비결은] 피닉스 온라인 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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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온라인 대학은 '대학'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피닉스 온라인은 미국 최대의 사립대인 피닉스 대학을 갖고 있는 아폴로 그룹에 속해 있다.

피닉스 온라인은 기술주 거품이 빠지기 직전인 2000년에 상장됐지만 다른 IT기업 주가와 달리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48달러선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상장 이후 주가는 5백57%나 급등했다.

피닉스 온라인의 성공 비결은 원격 교육 서비스의 사업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데 있다. 피닉스 대학은 인터넷이 웹 환경으로 바뀌기 훨씬 전인 1980년대 후반부터 직장인을 위한 대학교육을 시작했다.

온라인 대학교육 시장은 1990년대 중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50만명의 학생이 인터넷으로 학위 과정을 밟고 있으며, 전체 사이버 학생의 13%인 6만7천명이 피닉스 온라인에 다니고 있다.

피닉스 온라인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어 수업료도 비싸다. 학부 과정에 다니려면 매년 1만달러 이상을, 석사 과정은 약 1만2천5백달러를 내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미국에 대학 졸업장이 없는 직장인들이 7천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온라인 대학의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피닉스 온라인은 해외 학생들도 유치하기 위해 강의를 영어 뿐 아니라 스페인어와 중국어로 확장하는 방안을 6개월 전부터 준비 중이다.

피닉스 온라인은 최신 웹 기술을 이용해 화려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수수하게(?) 텍스트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 모뎀으로도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사이버 대학이라는 첨단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피닉스 온라인은 한 강좌의 학생수를 11명 정도로 제한해 교수와 학생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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