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투함 150대 북한은 750대… “군 전력 보강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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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지난 2월 실시한 대규모 전역급 종합전투훈련인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에서 국산전투기 FA-50(사진 아래)이 F-15K, KF-16, F-4, F-5 전투기와 호흡을 맞추며 임무에 나서고 있다. [사진 공군]

한반도는 지리적 요충 지대다. 주변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각종 세력 다툼의 각축장이 돼 왔다. 중국대륙의 패권이 바뀌던 명·청 교체기엔 조선을 굴복시키기 위해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하는 정묘·병자호란이 발발했다.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과 청나라의 패권 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선 조선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청일전쟁이 일어났다. 여기서 승리한 일본은 이어 러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뒀고,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은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북한은 내부 변화에 따라 정권 기반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내부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외 위협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 4일엔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 작전 중 목함지뢰 폭발로 육군 1사단 소속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어졌다. 국방부는 파주 1사단 지역과 연천 등 중동부 전선과 서부전선 11곳 등에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시작했다. 2004년 이후 11년 만이다. 8월 22일부터 시작된 고위급접촉으로 25일 새벽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면서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측은 대북확성기방송을 중단했다. 한반도의 ‘일촉즉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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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군사력과 전력 증강 현황은 한반도 주변국과 대비된다.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강국은 군비증강과 무기체계 현대화를 통해 패권경쟁의 주도권을 잡고 미래 전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방비를 증액하고 군사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강한 군사력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국방부가 발간한 ‘2014 국방백서’에 따르면 2014년 12월 현재 중국은 약 233만3000여 명과 주요 무기로 항공모함 1척, 잠수함 70척, 전투(폭)기 1859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신형 전략 미사일 및 공격형 핵잠수함과 항공모함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우주전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84만5000여 명의 병력과 항공모함 1척, 잠수함 64척, 전투(폭)기 1320대를 갖고 있다. 핵전력 증강과 스텔스 전투기 개발, 신형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며 북극해와 우주전력 강화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24만7000여 명의 병력과 이지스함 6척, 잠수함 18척, 전투기 340대를 보유하고 있다. F-35, 조기경보기, 체공형 무인기 도입, 이지스함 추가 도입 및 신형 호위함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149만2000여 명의 병력, 항공모함 10척, 잠수함 72척, 전투(폭)기 2224대를 갖추고 있다. 아태지역에 해·공군 전력 60% 배치를 추진하며 역내 MD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군사적 요충지인 대한민국의 병력은 63만1000여 명이다. 대한민국은 주요 무기로 이지스함 3척, 잠수함 10여 척, 전투기 4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국방비에서도 드러난다. 민간 전략연구기관인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지난 2월 발표한 ‘The Military Balance(2015)’에서 제시한 한반도 주변국의 2014년 기준 국방비를 살펴보면 각 국의 국방비는 미국 5810억 달러, 중국 1294억 달러, 러시아 700억 달러, 일본 477억 달러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의 국방비는 344억 달러로 한화 35조 7000억원 규모다.

방위사업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군사적 위협도 증대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군사적 대비태세는 모든 위협에 완벽히 대응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어 관련 전력 보강이 시급한 실정”이라면서 “북한 및 잠재적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핵심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지스함·항공통제기·전투기 등 핵심 무기 체계에 대한 안정적 군수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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