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꽂이·기타 배우고 승마교실까지 … 지역민 사랑방 된 마권 장외 발매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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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 CCC가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강남지사에서 운영 중인 노래교실. [사진 마사회]

마사회가 전국 30개소에 걸쳐 운영하는 마권 장외 발매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름을 렛츠런 CCC(문화공감센터·Culture Convenince Center)로 바꾼 뒤 각종 문화강좌가 열리는 지역 주민들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렛츠런 CCC 강남지사. 요일 별로 꽃꽂이·기타교실·노래교실·댄스교실 등 각종 문화강좌가 열리고 있었다. 승마장과 연계한 승마교실도 인기 강좌 중 하나다. 렛츠런 CCC 강남지사는 특히 강남구청과 협약을 맺고 구정 홍보 및 다문화 교류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과거엔 마권 장외 발매소가 주말마다 교통난을 유발하는 주범이자 취객들의 온상이었다면 이제는 현대식 시설을 갖춘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사회는 렛츠런 CCC를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경마 경기가 열리는 날엔 입장료를 기존 2000원에서 3만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음주측정기를 도입해 술을 마신 사람은 입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전국 30개 렛츠런 CCC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화강좌는 총 600여개. 매 학기 약 2만 명의 회원이 문화강좌를 수강한다. 수강료는 2~3만원 대로 저렴한 편이다.

 렛츠런 CCC 강남지사에서 열리는 노래교실에 다니는 수강생 남의자(70·여)씨는 “청담 주민은 무료, 강남구민은 수강료가 50%나 할인이 돼서 별 부담없이 다양한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다”며 “시설과 분위기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고 말했다. 인근 주민 하관진(52) 씨도 “예전에는 경마가 열리는 날이면 이 일대가 북새통을 이뤘지만 요즘엔 깔끔한 시설에서 질서를 지키며 경마를 즐긴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박기성 상생사업본부장은 “지역 사회와 소통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렛츠런 CCC의 목표”라며 “앞으로 다양한 도서를 비치해 누구나 찾아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심 속 라이브러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이성웅 인턴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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