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장 안심시키고 기업은 비가격 경쟁력 높여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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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호 10면

홍준표 연구위원

“정부는 시장을 안심시키고, 기업은 환율 등락에 상관없이 잘 팔리는 품질 좋은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약 위안과 약 엔 사이에서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 수출 파급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변국들이 일제히 통화가치 절하에 나서고 있다.“글로벌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런 움직임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정책당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환율이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정책당국이 시장에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안정된다. 환율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는 자유변동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외환시장에 개입하기에 부담이 된다. 그래도 정부 당국자가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다.”


-중국 내수 침체는 우리 경제에도 부담이다.“국내 기업들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수출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그렇다. 지금까지 부품이나 소재와 같은 중간재를 많이 수출했다면 이제는 상품을 다양화해야 한다. 중국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기능성이 높은 화장품, 멋진 옷, 명품 같은 양질의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 중에 아직 중국 시장을 개척하지 못한 상품이 많다. 환율 변동 여부와 상관없이 안 쓸 수 없는 한국산 제품이 많아져야 한다. 가격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고품질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가격이나 양보다는 품질 경쟁력을 높이라는 얘기인가.“중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야 한다. 수출 산업의 환율 민감도를 낮춰야 한다. 그러려면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 마케팅 파워 같은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일류 제품이 많아야 가격 변화에 비탄력적인 생산 구조를 만들 수 있고 환율 변동 같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기업들의 환차손이 커질 우려가 있다.“무역보험공사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시장에서 환위험에 노출된 기업에 대해 무역보험과 유동성 지원 등 수출기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율 전담 모니터링 인력을 둘 여건이 안 된다. 이들에 대해 환율 대응 교육, 환 변동 보험의 필요성 등을 알려줘야 한다. 중소기업은 환 변동 보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비용 부담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경영 여건 개선 측면에서 고려할 만하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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