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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많고 일교차 커 달달한 ‘홍로’ 일품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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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만큼 흔한 과일도 없지만, 9월의 사과는 특별하다. 사과는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 조생·중생·만생종으로 나뉜다. 여름에 수확하는 조생종 가운데는 ‘쓰가루(아오리)’, 10월 하순 이후 맛볼 수 있는 만생종 가운데는 ‘후지(부사)’가 대표적인 품종이다. 그 사이 9월에 맛볼 수 있는 품종 중에서는 ‘홍로’의 명성이 제일 자자하다.

홍로는 1980년대 원예연구소에서 외래종을 교배해 얻은 품종이다. 푸석하고 밍밍한 사과가 아니라 단단하면서도 단 사과다. 산미가 있어서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후지와 달리, 단맛이 두드러진 홍로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껍질이 푸르스름함 없이 고루 붉은색을 띠며, 모양이 동그란 게 특징이다. 추석 때 선물로 보내고, 차례상에도 올리는 잘생긴 빨간 사과가 바로 홍로다. 홍로는 9월 내내 제철이다.

사과로 유명한 고장은 많지만, 홍로로 치자면 전북 장수만 한 데가 없다. 장수는 전국 홍로 생산량의 23%를 책임진다. 사과는 일교차가 커야 달게 여문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끼인 장수의 평균 해발고도는 400m에 달한다. 일조량이 많고 한여름에도 일교차가 15도 가까이 벌어진다. 올해는 큰 비나 태풍 피해도 보지 않아 여느 해보다 품질이 좋단다.

해발 600m 고지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장수 신농 영농조합 김경훈(45) 대표는 장수 홍로를 “친환경 사과”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착색제 등을 쓰지 않아도 이곳에서는 잘 생기고 단 사과가 연다”며 “안심하고 껍질째 먹어보라”고 권했다. 붉게 여문 홍로는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끈적끈적한 과즙이 흘러나왔다.

장수 신농조합의 사과는 5일 출하가 시작된다. 1박스(5㎏) 3만4000~4만9000원. 오는 18∼20일 장수군 일대에서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jangsufestival.com)’가 열린다. 홍로는 사과 산지로 유명한 경북 영주·청송, 충북 충주 등에서도 자란다. 대부분 추석을 앞둔 8월 하순에서 9월 중순 출하돼 전국 각지로 옮겨진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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