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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가스 폭발 중학생 가방에서 휘발유와 라이터 발견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부탄가스 폭발사고의 범인인 이모(15)군이 사건 발생당시에 인화성 물질과 라이터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이군이 들고 있던 가방에는 휘발유 1.5L와 라이터, 대형 폭죽 두 개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2차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10시 40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에서 경찰에 검거된 이 군은 어머니와 함께 양천경찰서로 왔으나 이날 조사를 거부했다. 경찰이 어머니의 입회하에 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이군이 “엄마가 옆에 있으면 말하지 않겠다”고 거부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군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강남의 중학교에서 범행을 저지르려다가 CCTV가 많고 경비가 삼엄해 전에 다니던 학교로 왔다고 말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들을 혼내주고 싶었다”고 했다고 한다.

이군은 누나가 자사고에 진학하면서 지난해 2월 목동의 중학교에서 강남의 중학교로 전학했다. 이전 학교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나 전학한 강남의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불만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 군은 지난 6월에도 강남의 중학교에 칼을 들고 가 사람을 찌르려 했으나 실제 범행을 저지르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군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등교정지를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 발생 후 유튜브에는 범행장면으로 추정되는 동영상 두 편이 올라왔다. 영상은 이군이 직접 올린 것이다. 이 군은 영상에서 “엄청나게 큰 폭발음과 함께 학생들이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재밌군요. 우왕좌왕 합니다”라며 상황을 중계했다. 또 “현재 학교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부탄가스를 하나 더 가져오는 건데”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에는 이 군이 친구와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메신저 대화내용이 퍼지기도 했다. 이 군은 이 대화에서 “전학간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이 생겨 테러를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쫓겨나 전 학교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글을 올렸다. “조승희 처럼 뭔가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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