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임정 청사 중심에 백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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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흉상 들어선 임정 1층 전시실 … 왼쪽 벽 이승만 등 역대 수반 사진은 그대로 오는 4일 재개관식을 앞둔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1층 전시실. 임정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의 흉상 뒤로 대형 태극기 두 개가 교차해서 걸려 있고 응접 탁자 위에 다기세트가 놓여 있다. 왼쪽 벽에는 이승만·박은식·이상룡 등 역대 임정 수반 사진이 걸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한 뒤 4일 재개관식에 참석한다. [상하이=프리랜서 장창관]
재개관을 하기 전의 전시실 모습. 정면 벽의 태극기와 왼쪽 벽의 임정 수반 사진 액자 등은 그대로지만 김구 선생의 흉상은 없다. [상하이=프리랜서 장창관]

중국 정부가 상하이(上海) 임시정부(임정) 청사 재개관을 준비하며 청사 안에 한·중 공동 항일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구 당시 주석의 기고문을 전시한다고 여권 관계자가 1일 말했다. 중국 정부가 특히 신경 쓴 임정 청사 1층 전시실 중앙엔 김구 선생의 흉상과 대형 태극기가 자리 잡았다. 김구 선생의 흉상은 재개관 이전에는 1층 영상실 한쪽에 있었다. 4일 열리는 상하이 임정 청사 재개관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고문은 김구 선생이 1943년 10월 7일 중국 신화일보(新華日報)에 쓴 ‘중국 항전과 한국 독립’이란 글이다. 신화일보는 38년 창간된 공산당 기관지로 중국 국민당 정부의 통치 구역에서 발간됐다. 중국은 올해 청사 재개관을 준비하며 대부분 한국으로부터 임시정부와 관련된 전시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이 기고문만큼은 자신들이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자료다.

 기고문에는 한·중 공동 항일운동의 의미와 기대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김구 선생의 기고문을 전시키로 한 것은 임시정부와 중국 공산당이 함께 항일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해 현재의 한·중 관계와 연결 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은 1년 뒤인 44년 7월 같은 제목의 글을 신화일보에 실었다. 이 글에서 김구 선생은 “한국 임시정부는 중국 당·정·군 등 각 방면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한·중 두 민족의 긴밀한 합작이 이어진다면 분명 ‘일본 도적’(日寇)을 타도해 중국 항전 승리와 한국 독립 완성의 목적을 철저하게 관철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썼다.

 중국은 임시정부 청사 개·보수 예산 전액(7억원)을 부담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올해 초부터 임시정부 요인들의 후손에게 재개관 행사 초대장을 보내는 등 각별하게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중국 측이 초대장을 보낸 인사에는 김구 주석의 손자인 김양 전 보훈처장 등이 포함돼 있다.

 아주대 김흥규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한국과 중국 간 공감대 확대를 위한 중국의 공공외교”라며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을 보다 중국에 밀착시키려는 외교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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