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힘만으로 6.13초 만에 비행기가 움직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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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소아암 어린이 돕기 ‘비행기 끌기 대회’에서 한 참가팀이 비행기를 힘껏 끌고 있다. [사진 강원도]

인간이 비행기를 3m 끌고 가는 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국내 최초의 ‘비행기 끌기 대회’가 26일 강원도 양양군 양양국제공항에서 열렸다.

 재미있는재단이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이번 대회에는 27개 팀 700여 명이 참가했다. 대회 추진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최문순 강원도지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대회 우승은 이스타항공 비행기를 끌고 6.13초 만에 3m 구간을 통과한 알펜시아팀에게 돌아갔다. 8군단 장병팀은 6.19초 만에 통과해 2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너비 35.9m, 길이 39.6m, 높이 12.6m에 189석 규모인 보잉 737-800 비행기를 끌고 3m 구간을 가장 빨리 통과하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행기 무게만 79t에 달했지만 참가팀들은 대부분 20초 이내에 3m 구간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직장동료들과 함께 참가한 이진기(50·강원 춘천시)씨는 “처음엔 비행기 크기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25명이 힘을 합해 줄을 당기자 커다란 비행기가 순식간에 움직였다”며 “어린 시절 운동회에서 줄다리기를 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상금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된다. 고민정 재미있는재단 이사장은 “상금과 참가비는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돕는 데 쓸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매년 비행기 끌기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아암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한 비행기 끌기 대회는 미국에서 19차례 열린 것을 비롯해 캐나다·호주·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양양=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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