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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NHN엔터와 손잡은 인터파크, 카카오·KT와 인터넷은행 정면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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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기 위한 경쟁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인터파크·SK텔레콤 등이 연합한 ‘인터파크 컨소시엄’, 다음카카오·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힘을 합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KT가 우리은행·BC카드 등과 만든 ‘KT컨소시엄’, 벤처업체가 모인 ‘500V(오백볼트) 컨소시엄’ 등 4곳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중앙일보 8월 6일자 종합 1·4·5면>

 국내에서 처음 인터넷쇼핑몰 시대를 열었던 인터파크는 26일 ‘인터파크 뱅크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전자상거래·통신·은행·증권·유통·지급결제·핀테크·서민금융 등 다양한 업종이 망라돼 있다.

SK텔레콤·NHN엔터테인먼트·옐로금융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을 비롯해 IBK기업은행·NH투자증권·웰컴저축은행 등 금융권, 홈쇼핑기업인 GS홈쇼핑이 참여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 점유율이 50%에 가까운 SK텔레콤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여기에 인터넷포털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NHN) 대신 이 회사에서 2013년 분할된 NHN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한 것도 눈에 띈다. 증권업계 자산 규모 1위 NH투자증권도 합류했다.

 ‘인터파크 뱅크’가 내세우는 강점은 빅데이터다. 각사의 고객을 모두 합친 3000만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접점에서 기존 은행과 다른 상품을 발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인터파크 뱅크 추진단장인 이상규 사장은 “각 분야 대표기업이 모인 장점을 활용해 기존에 없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인터파크 본사에 각 사의 인력을 모아 30여 명의 추진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들을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는 ‘업계 1위가 만났다’를 앞세운 ‘카카오 뱅크 컨소시엄’이다. 다음달 KEB하나은행 출범 전까지 자산 기준 국내 1위 은행인 KB국민은행과 4년 연속 금융투자업계 순이익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다음카카오가 끌어 모은 모양세다.

 윤호영 다음카카오 부사장은 “향후 카카오 뱅크에선 기존 은행이 주는 이자에 애니팡 하트, 레이븐 요술 망토 등 게임머니를 추가로 줄 수 있다”며 “카톡 대화창에 외국환을 넣으면 바로 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컨소시엄의 지분은 살펴보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로 가장 많고, 다음카카오와 KB국민은행은 각각 10%씩 참여한다. 나머지 30% 등은 결제대행사(PG) 등 핀테크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모바일 시장의 또 다른 강자 KT는 자회사인 BC카드와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은행과 대부업으로 양극화하던 대출시장에서 중금리 상품을 적극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컨소시엄에는 위비뱅크(WiBee Bank)로 모바일 뱅킹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우리은행의 합류가 유력하다. 온라인 전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통해 인터넷은행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 교보생명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3파전이 아니라 4파전”이라며 스타트업기업 등 중소 벤처업체를 대거 모아 출사표를 던진 ‘500V(오백볼트) 컨소시엄’도 있다.

 500V는 자문사인 삼정KPMG와 함께 해외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사례를 연구했고, 새로운 인터넷은행 모델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은 23년간 신규진입자가 없던 은행권에서 메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금리 소액 대출과 자산 관리 분야에서 확실한 상품을 내놓아야만 기존 은행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이현택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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