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챌린저 & 체인저] 지능SW업체 인수, 사물인터넷 활성화 … 무엇을 어떻게 재배하고 얼마나 벌지 알려주는 몬산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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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상
액센츄어 전무

미국 몬산토는 품질을 향상시킨 농작물을 공급한다. 이 뿐이 아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사업도 하고 있다. 특히 물·에너지 같은 천연 자원을 보존하는 동시에 대규모 농장을 소유한 농민과 토지가 없는 소작농의 생산성을 모두 높이는 선도 기술을 선보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몬산토는 날씨·토양·작황 같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농업용 지능 소프트웨어 업체인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경작의 위험을 줄이고, 농작물 생산량을 높이며, 수익까지 높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센서를 통해 토양에 함유된 수분을 측정하고, 보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통해 농부들이 스스로 정밀하게 ‘관개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몬산토 같은 거대 농화학 기업들은 이런 기술을 통해 가장 수익성이 높은 농작물을 농부들에게 추천할 뿐 아니라 ▶어떤 종자를 구매하고 언제 파종해야 하며 ▶어떻게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지 ▶수확량과 최종 예상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까지 알려줄 수 있다.

 최근엔 이런 새로운 현상을 ‘성과경제(Outcome Economy)’라고 부른다. 고객에게 상품·서비스를 파는 게 아니다. 각종 정보와 데이터 같은 일종의 ‘맞춤형 솔루션’을 산출해 제공한다. 고객은 이를 통해 생산 방식을 바꾸거나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농부들이 수분·날씨 정보를 통해 농작물 생산을 늘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라고 불리는 보다 지능화한 하드웨어다. 최근 다양한 소프트웨어 분석 기술과 정밀한 센서의 출현, 컴퓨터의 기능 향상 등을 기반으로 사물과 인터넷을 결합한 IoT가 온갖 영역에 등장하고 있다. 몬산토의 경우도 토양과 날씨라는 사물을 첨단 소프트웨어·센서 등으로 분석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기업은 물론 고객의 수익성까지 함께 높일 수 있었다. 창조적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면서 이를 통해 성과를 내려면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을 우리의 ‘삶’과 접목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몬산토의 경우만 봐도 이제 디지털 기술은 정보기술(IT) 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알 수 있다. ‘1차 산업’이라고 여겨온 농업 분야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명실상부한 첨단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몬산토처럼 앞으로 제조·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근본적 변화가 찾아 올 것이다.

김경상 액센츄어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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