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DNA, 셀러브리티 키즈 시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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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감각은 변치 않는 법.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셔니스타들이 2세를 통해 전성기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대체 불가한 매력으로 패션계의 중심에 선 패셔니스타 주니어 군단.

버버리 모델 된 베컴 아들 로미오 베컴

우리나라 패션계에선 ‘어느 브랜드에서 어떤 신상품이 나왔나?’보다 ‘어떤 유명인이 무엇을 입었나?’가 화제가 된 지 오래. 빅토리아와 데이빗 베컴 부부, 사라 제시카 파커처럼 유명하면서 감각도 멋진 이들이 트렌드의 중심에 서는 게 이제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 못지않게 주목받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패셔니스타들의 2세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패션계의 얼음공주 빅토리아 베컴의 둘째 아들 로미오다.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나 외모가 수려한 것은 물론, 감각까지 탁월해 작년 말에는 버버리의 캠페인 모델로도 발탁됐다.

아이를 두고 돈 얘기를 해서 좀 미안하지만, 하루 촬영에 4만5000파운드 (약 8000만원)를 받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로미오가 입은 트렌치코트는 미국, 홍콩 등지에서 10% 이상 매출이 늘어 효자 아이템이 됐다. 로미오는 요즘도 가족과 함께 버버리 패션쇼와 행사에 등장하며 ‘버버리의 꼬마 왕자’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공주 신분인 아이도 있다. 할리우드 대표 미남 배우이자 영화 ‘미션 임파서블’로 연간 수입 7500만 달러(약 838억원)를 기록한 톰 크루즈와 배우 케이티 홈즈의 늦둥이 딸 수리 크루즈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를 못 만난 지 일 년째란 말도 있지만, 아기 때부터 무엇이든 해주려는 부모 덕에 수리는 디올, 버버리, 베르사체 등 온갖 호화로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작은 몸에 걸쳐왔다. 그렇게 꾸미는 비용으로 연간 옷에 약 35억원, 가방에 1억5000만원이 들었다는 소식에 평범한 부모들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분홍색을 좋아하며 발레리나처럼 로맨틱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수리는 니트 카디건과 튀튀 스커트가 트레이드마크다. 구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 신는다고. 수리가 즐겨 신는 이탈리아 구두 브랜드 베네티니는 한국 엄마들의 필수 직구 아이템으로 인기여서 2014년에 국내에 정식 론칭하기도 했다.

1 엄마 케이티 홈즈와 함께 쇼핑 중인 수리 크루즈. 2 남다른 아이 사랑으로 아이 이름인 할루우를 딴 브랜드를 만든 니콜리치. 3 윌 스미스의 가족들. (왼쪽부터) 딸 제이든, 아들 윌로, 아내 제이다 스미스. 4 늦둥이 쌍둥이 자매 마리온 로레타 엘웰, 타비타 호지와 거리에 나선 사라 제시카 파커.

부모를 능가하는 패션 센스에 열광하는 사람들

패셔니스타의 2세들은 때로는 부모 세대의 감각을 뛰어넘는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한다.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유명한 배우 부부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딸과 아들, 윌로 스미스와 제이든 스미스는 톱 디자이너들에게도 찬사를 들을 만큼 천재적인 재능으로 패션계를 달구고 있다. 특히 윌로는 꼬마 때부터 범상치 않은 스타일을 선보여 부모가 입혀주는 대로 입는 게 아닌가 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넘치는 끼였음이 증명됐다. 입는 옷마다 십대는 물론 디자이너와 패션 에디터, 연예인에게까지 엄청난 영감을 주는 ‘워너비 패셔니스타’로 떠올랐다.

게다가 길고 날씬한 몸으로 성장해 오빠가 만든 브랜드 ‘MSFTsrep’의 움직이는 모델이자 페미니즘 메시지까지 전파하는 패션 아이콘이다. 윌로는 자신의 스타일을 ‘하이패션 노마드’라고 일컫는데,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어도 언제든 산을 오를 수 있을 만큼 활동성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이란다.

얼마 전에는 마크 제이콥스 2015 F/W 시즌의 캠페인 모델로 발탁되어 노장 가수 셰어, 그룹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안소니 키에디스와 함께 활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라 제시카 파커와 매튜 브로데릭 부부의 쌍둥이 딸 마리온 로레타 엘웰, 타비타 호지는 알록달록하면서도 활동적인 옷으로 주목받는다. 쌍둥이지만 얼굴과 성격이 달라서인지 똑같은 옷보다는 색이나 무늬, 소품을 달리하는 걸 볼 수 있다. 패턴 온 패턴(무늬 위에 다른 무늬를 겹치는 것), 컬러 블로킹(색을 구역별로 달리 쓰는 것) 등 화려한 스타일을 구사한다.

패리스 힐튼과 함께 악동 이미지로 리얼리티 쇼에 출연했던 니콜 리치는 어느새 포근한 엄마로 변신했다. 국내에 발렌시아가 모터 백, 끌로에, 랑방 등의 플랫 슈즈를 유행시킨 패셔니스타이기도 한 그녀는 딸 할로우를 낳은 후 그 이름을 따 ‘하우스 오브 할로우’(House of Harlow 1960)이란 이름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 디자이너로 나섰다.

이듬해 아들 스패로를 낳고 네 식구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스트리트 패션이 시작됐다. 평소 아이 같은 스타일도 즐겨 입는 엄마였기에 플라스틱 샌들, 면 손수건 등으로 아이들을 꾸며준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다. 재밌는 건 작년 겨울 한 행사장에 니콜 리치가 여섯 살 딸의 인조 모피 재킷을 입고 왔다는 것. 그녀가 워낙 말랐고 옷은 신축성이 좋은 소재라 입을 수 있었겠지만 엄마와 딸의 커플 룩처럼 보였던 덴 다 이유가 있었다.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무장한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가 패션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지사다.

때론 부모의 감각에 업그레이드된 스킬을 선보이며 그 우월한 유전자를 더욱 발전시키기도 한다. 만약 우리 아이도 할리우드 패셔니스타 2세처럼 입히고 싶다면? 값비싼 브랜드 옷들을 매일 몇 벌씩 갈아입혀야 되는 것도, 2세들의 패션을 철저하게 따라 해야 되는 것도 아니다.

먼저 아이의 성격, 취향부터 파악할 것. 아이가 입었으면 하는 스타일이 있겠지만 아이 스스로가 입으면 좋아하는 디자인, 색, 무늬가 있을 것이다. 그걸 바탕으로 패션에 대해 호기심을 느낄 때 조언을 해준다면 아이의 창의력과 미적 감각이 패셔니스타 2세들처럼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다만 같은 초록 계열이라도 연두에 가까운 노란 초록, 솔잎에 가까운 진하고 검은 초록 등 다양한데 이 중 어떤 톤이 내 아이의 얼굴을 가장 화사하게 해주는지를 유심히 관찰해서 그런 톤의 옷 위주로 기본 아이템을 삼는 게 좋겠다.

기획 여성중앙 박주선,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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