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 '무럭무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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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몸집은 일본 은행들이 여전히 크나 수익성은 홍콩계가 뛰어나다. 중국의 은행들은 성장 속도가 빠르다."

중화권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홍콩의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이 아시아 은행계의 2003년 판도를 이렇게 분석했다. 총자산.예금.대출.순이익 등 5개 분야로 나눠 순위를 매겼다.

자산 규모에선 일본의 미쓰이 스미토모(三井住友)는 도쿄 미쓰비시.UFG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덩치가 큰 10대 은행 중 6개가 일본계였다.

하지만 수익성을 따지면 영 딴판이다. 홍콩의 HSBC는 자산 순위 11위에 불과하나 지난해 33억달러의 이익을 내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순이익 2위 역시 홍콩의 항셍(恒生)은행(자산 순위 25위)이었다.

반면 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일본의 미즈호 코포레토 은행, 미즈호 은행, 레소나 은행 등으로 일본계가 1~10위의 불명예를 모두 떠안았다.

주목할 대상은 아시아 10대 은행으로 부상한 중국의 대형 국유은행들이다. 중국공상(工商)은행은 자산 순위 4위, 순이익 2위로 뛰어올랐다. 중국은행.중국건설은행.중국농업은행이 자산 순위 10위권에 끼였다. 이들 은행은 예금.대출 등 각 분야에서 10% 안팎의 착실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편 한국의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1천4백95억달러의 총자산으로 자산 순위 13위에 올랐다. 뒤이어 우리.하나은행이 각각 21위, 26위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우리은행은 중화권인 홍콩.싱가포르.중국의 은행들과 함께 순이익 규모 10위권(국민 4위, 우리 7위)에 들어 규모와 수익성을 겸비한 우량은행으로 평가됐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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