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빵을 특효약으로 둔갑시킨 70대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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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원중부서 제공]

건빵과 라면 등을 특효약인 것처럼 속여 수십만원씩 받고 팔아 수억원을 챙긴 70대 무면허 부항 시술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19일 사기 및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조모(79)씨를 구속했다. 조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서울시 송파구 자신의 월세방에서 A씨(60ㆍ여)씨 등 192명에게 건빵·라면·선식 등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3억8천만원 상당을 팔아 폭리를 챙긴 혐의다. 피해자들은 주로 60~70대 노인들이다.

조씨는 1천원짜리 건빵을 “아이들 키를 크게 하고 심장을 강하게 해준다”고 속여 30만원에, 1개에 750원짜리 라면 20개를 “튀기지 않고 직접 만들어 여성호르몬과 면역력 향상에 좋다”고 말하며 4만원씩에 판매했다. 또 인근 건강원에서 2만원에 산 한방 엑기스 1박스를 “강직성 척추염이 치료된다”고 광고하며 30만원에 팔아 폭리를 취했다. 2만원짜리 선식도 불임치료약으로 둔갑해 60만~93만원에 팔았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는 한 종교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동료 신자들에게 부항을 떠주며 집으로 끌어들여 건빵 등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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