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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급성 중이염 막는 폐렴구균백신 접종효과 '주목'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홍콩독감·일본뇌염·신종플루·사스·메르스….

국내 각종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이를 막는 예방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폐렴구균·일본뇌염·A형 간염 백신 등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NIP·National Immunization Program)에 잇따라 추가·확대하면서 백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NIP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가에서 지정한 필수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제도다.

예컨대 국가에서 백신접종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 다양한 감염병 발생위험을 낮추는 식이다. 또 체계적인 예방접종 관리를 통해 감염병 퇴치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폐렴구균 백신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NIP로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프리베나13·신플로릭스)을 도입한 후 약 1년이 지났다.

폐렴구균은 백신으로 예방가능한 감염질환 중 사망자가 가장 많다. 전세계적으로도 매년 약 100만 명이 넘는 영유아가 폐렴구균으로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렴구균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NIP 도입 전까지 비용부담이 커 접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118개국에서 폐렴구균 백신을 NIP로 도입해 접종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보다 먼저 폐렴구균 백신을 NIP로 도입한 국가에서 백신예방효과가 다수 발표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예방백신의 중요성과 NIP 도입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한 아이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중앙DB

▶비용·효과적인 감염병 예방법은 백신접종

예방접종은 감염병 유행을 예방·관리하는 가장 비용-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미 백신접종을 통해 홍역·풍진·유행성 이하선염·폴리오(소아마비)·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발생을 9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전세계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는 국가를 찾기 어렵다.

감염병 발생감소나 퇴치를 위한 적정수준을 파악할 때 활용하는 수치가 바로 예방접종 도달률이다. 어느만큼 예방접종이 이뤄졌는지 혹은 백신접종률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지 등을 살펴보는 예방접종률 자체가 국가 감염병 관리 방향 등을 설정·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인 셈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폐렴구균·B형간염·수두 등 감염 질환별로 어느 정도 예방접종이 이뤄졌는지를 평가·모니터링하고 있다.

긍정적인 점은 NIP가 확대되면서 백신접종률 역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2015 예방접종소식지 여름호 따르면 NIP 대상 백신 접종건수는 2014년 1분기 262만여 건에서 올해 1분기 287만여 건으로 약 9.2% 늘었다. 지난해에는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이 NIP로 지정·접종을 시작한 해다.

폐렴구균 백신은 1회 접종비가 약 10~15만원 가량 소요된다. 총 4회 접종을 완료할 때까지 총 40~6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NIP에 도입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NIP도입 전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67%. 폐렴구균 1차 접종률은 90%로 높지만 2·3·4차로 올라갈수록 접종률이 떨어진다. 백신은 예방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정해진 접종시기·횟수를 모두 지켜야 한다.

폐렴구균 백신접종을 완료하는 비율은 이보다 적은 70.4%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 같은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장 접종률 95%에 크게 못미친다. 원인은 비용 부담이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전국예방접종률 조사’(2013년)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자녀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이유로 ‘비싼 접종비’(25.9%)가 지목되기도 했다.

▶폐렴구균 NIP 먼저 도입한 미국·이스라엘 질환 감소효과 ‘우수’

NIP도입으로 나타나는 감염병 예방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폐렴구균 백신이 NIP로 도입된지 1년이 겨우 지난 상태로 아직까지 이 같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연구 데이터는 없다. 하지만 프리베나13 등 폐렴구균 백신을 한국보다 먼저 도입한 미국·이스라엘·영국 등에서는 패혈증·뇌수막염·급성중이염 등 폐렴구균이 일으키는 다양한 감염성 질환 발병률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2004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폐렴구균 질환 발병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폐렴구균 백신(프리베나13)을 NIP로 도입한 후 5세 미만 영유아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이 59% 줄었다. 특히 프리베나13에 추가된 5가지 혈청형(1·3·5·7F·19A)이 유발하는 침습성 질환은 88%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프리베나13을 도입한 이스라엘에서도 급성중이염이 약 85% 감소했으며, 우루과이에서는 프리베나13 도입 전과 비교해 침습성 질환은 94.3%, 폐렴구균성 폐렴은 64.3% 줄인 것으로 보고됐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는 19A·6A 등 프리베나13에만 포함돼 있는 폐렴구균 질환예방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발생한 폐렴구균 침습성 질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9A가 유발하는 침습성 질환은 91%, 6A는 10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프랑스·스페인에서도 비슷한 질환 감소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는 “폐렴구균 질환이 사망에 이르지 않지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며 “최근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렴구균이 즈가하고 있어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폐렴구균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코·목 점막에서 바이러스를 체취해 분석했더니 둘 중 한 명꼴로 폐렴구균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는 성인보다 5배나 높은 수치다.

어린이집·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다닌다면 뇌수막염 등 폐렴구균이 유발하는 침습성 감염질환에 걸릴 위험은 최대 3배 높다. 급성중이염·폐렴을 앓을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 효과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접종일정을 지키는 것이 좋다”며 ”영유아는 생후 2·4·6개월에 1번씩 접종하고 12~15개월에 4차 접종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생후 59개월 이하인데 아직까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더 늦기전에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프리베나13은 1회, 신플로릭스는 2회 접종) 하는 것이 좋다.

▲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도입된 폐렴구균 백신. 왼쪽은 화이자제약에서 판매하는 프리베나13, 오른쪽은 GSK에서 판매하는 신플로릭스.

참고로 국내에는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프리베나13·신플로릭스)이 판매되고 있다.

프리베나13은 1·3·4·5·6A·6B·7F·9V·14·18C·19A·19F·23F 등 13가지 혈청형을, 신플로릭스는 1·4·5·6B·7F·9V·14·18C·19F·23F 등 10가지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다. 프리베나13은 신플로릭스보다 3·6A·19A 등 혈청형이 3개나 많다. 혈청형은 예방가능한 폐렴구균의 숫자다.

이들 백신 모두 생후 2개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4회 접종한다. 다만 백신 종류별로 예방범위가 다르고, 접종 중간에 다른 백신으로 교체할 수 없어 첫 선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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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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