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납치 살해 30대 무직자 검거

중앙일보

입력

혼자 잠을 자던 주부를 납치해 돈을 빼앗고 살해한 30대 남성이 해외로 출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김모(3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는 15일 오전 2시쯤 진주시의 한 주택가에 침입해 잠자던 최모(54·여·자영업)를 위협해 테이프로 팔·다리를 묶고 휴대전화와 딸 소유의 신용카드를 빼앗았다.

이어 최씨를 최근 자신이 사흘간 혼자 기거한 바로 옆 친척집으로 끌고 가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최씨가 반항한다는 게 이유였다. 살해하기 전에는 최씨를 협박해 91만원을 자신의 계좌에 이체했다.

김씨는 범행 후 집 앞에 있던 최씨 딸 명의의 승용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 최씨 딸의 신용카드로 마닐라행 항공권을 구입했다. 하지만 딸은 자신이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가 결제된 것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고 항공권 구입을 취소한 뒤 어머니에게 전화했으나 받지 않자 112에 신고했다. 이 사이 항공사는 김씨에게 카드결제가 취소된 사실을 통보했고, 경찰 연락을 받은 공항경찰대가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김씨를 이날 오후 8시 20분쯤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자 집과 김씨가 기거한 친척집을 수색해 이날 오후 9시쯤 최씨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최씨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침입했다가 최씨가 반항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진주=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