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블루오션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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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블루오션 전략
원제 Blue Ocean Strategy
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 강혜구 옮김
교보문고, 332쪽, 1만7000원

애써 개발한 신기술. 처음엔 돈방석에 올라앉는 듯 했으나 웬 걸. 경쟁자가 하나둘 나오더니 시장은 순식간에 포화상태가 돼버렸다. 값이 깎일수록 이익은 줄어드는 법. 과당경쟁 속에선 살아남는 것 자체가 힘들다. 어느 업종, 어느 기업에나 적용되는 얘기다. 그럼 남들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쉽게 돈 버는 길은 없을까.

그 해답으로 이 책은 전략적 발상 전환을 권한다. 경쟁자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경쟁하지 않는 데 있다고 한다.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혼자 헤엄치라는 것이다.

책 제목의 '블루 오션'은 경쟁자 없이 독주할 수 있는 신시장을 말한다. 반면 경쟁자들이 서로 물어뜯어 피바다가 돼버린 기존의 시장을 '레드 오션'이라고 한다. 경영자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블루 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이 책은 '가치의 혁신'을 강조한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커피가 아닌 커피 마시는 분위기를 파는 미국의 스타벅스, 어른을 위한 서커스로 대박을 터뜨린 캐나다의 시르크 뒤 솔레이유, 맥주 애호가들을 위한 와인으로 성공한 호주의 카셀라 와인즈…. 모두 전략적 발상전환으로 제품의 가치를 혁신하는데 성공한 기업들이다.

풍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이 책은 숫자에 파묻히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라고 주문한다. 또 기존의 고객을 젖혀두고 비고객을 찾아나서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블루 오션으로 들어가는 열쇠가 담긴 건 아니다. 마치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이를 활용해 블루 오션에 도달하는 것은 독자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공저자인 김위찬, 르네 마보안은 프랑스의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의 교수다. 특히 김 교수는 유럽연합(EU)의 자문위원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원서로 먼저 읽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청와대에 전해준 책이기도 하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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